[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지난해 2월 벤처펀드 3개를 청산했는데 펑균 내부수익률(IRR) 275%를 기록해 저희를 믿어준 투자자들에 노력을 입증했습니다. 13년간 출자자(LP)로 있다가 이제 위탁운용사(GP)가 됐는데 운용자산(AUM) 경쟁보다는 숫자(IRR)로 승부하고 싶습니다"
박응조 퍼시픽캐피탈 대표는 운용자산(AUM) 규모 경쟁이 심화된 벤처투자 시장에서 최근 놀랄만한 숫자로 실력을 선보인 기린아로 평가된다.
그는 전문건설공제조합과 SBI저축은행 등 민간 출자기관(LP)에서 13년의 경력을 쌓은 대체투자 전문가다. 3년 전 시장에 나와 신기술사업금융회사를 창업하고 투자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오랜 기간 LP로 근무하며 유수의 벤처캐피탈(VC)을 지켜봤는데 이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벤처투자에 도전했다.
VC가 스타트업을 바라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메커니즘에서 한 단계 도약해 LP 관점에서 대체투자 시장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기로 한 것이다. 현재도 군인공제회 외부투자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투자 구조와 우선 순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LP 출신으로서 LP가 원하는 투자와 성과를 그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을 얻는다.
박응조 대표는 “13년 LP 경력을 기반으로 GP 시장에 나왔는데 LP 투자가 입장에서 찾게 되는 하우스는 AUM이 아닌 수익률이라고 깨닫게 됐다”며 "이 경험을 살려 설립 초기부터 하우스 규모가 아닌 IRR에 집중했고 이것이 현재 우리의 강점이자 무기가 됐다"고 말했다.
◆ "1년 만에 3개 펀드 청산…181% 102% 1241%"
퍼시픽캐피탈은 지난해 2월 신기사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운영을 시작했는데 이미 청산한 벤처펀드가 3개다. 그리고 이 펀드들의 수익률 결과는 투자가들이 그와 퍼시픽캐피탈을 신임하는 이유가 됐다.
3개 펀드의 청산 수익률은 각각 181%. 102%. 1241% 등으로 평균 IRR은 275%로 도출된다. 모두 원금의 2배는 거뜬히 넘는 금액을 LP들에 돌려준 것이다. 현재 청산 중인 펀드도 이미 2배 이상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LP 관점에서 투자 대상과 산업 특성, 회수 가능성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하며 벤처투자를 집행한 결과다. 성과보수(캐리)를 대거 수령한 덕분에 하우스는 지난해 2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양한 업권에서 쌓아온 인적 자산이 하우스를 지탱하는 밑거름이 됐다. 박응조 대표는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공인회계사(CPA) 자격을 취득해 KPMG에서 회계사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투자은행(IB) 업계로 자리를 옮겨 지금의 퍼시픽캐피탈 창업으로 이어졌는데 이 시절 알고 지낸 이준효 전 SBI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사외이사로 합류하며 박 대표를 돕고 있다. 하우스 실무를 담당하는 인력도 VC가 아닌 그가 IB 업계에서 직접 검증한 인물들로 채웠다.
박응조 대표는 "2023년 SBI에서 나왔을 당시 이미 공학·바이오 박사 등 전문 인력들이 시장에 포진해 있었다"며 "10~20년 경력을 쌓은 이들과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했다. 초기 투자보다는 시리즈 C 이상 후기 투자에 집중해 신생사로서 트랙레코드를 쌓겠다"고 밝혔다.
LP 시절 인연이 닿았던 인공지능(AI)·바이오·반도체·정보기술(IT) 등 각 분야 외부 전문가를 포섭해 자문료를 지급하고 내부에 자문위원회도 설치했다. 자문위원 중 한명인 김명환 BNH인베스트먼트 대표는 BNH로 독립했을 당시 박 대표가 블라인드 1호 펀드에 자금 출자를 결정하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박 대표는 "아직은 하우스가 IB 인력 중심인 만큼 세 명 이상의 자문위원에게 물어보며 의견을 수렴하고 투자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고릴라PE와 아모지 등 글로벌 기업 발굴…정책펀드 도전"
퍼시픽캐피탈은 해외를 넘나들며 글로벌 유망 기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고릴라PE와 공동운용 컨소시엄(Co-GP)를 구성해 스페이스X에 50억원을 투자했다. 박 대표는 "고릴라PE가 해외 벤처기업 투자에 일가견이 있다 보니 협업하게 됐다"며 "글로벌 암모니아 솔루션 스타트업 아모지는 우리가 직접 소싱해 고릴라PE에 추천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성장펀드의 직접투자가 결정된 퓨리오사AI의 시리즈D 투자 라운드에도 참여해 약 18억원을 투자했다. 시리즈C 투자 라운드 때는 20억원을 집행했는데 퓨리오사 투자만으로 벌써 4배 가까이 수익이 난 상황이다.
유의미한 트랙 레코드가 쌓인 만큼 올해 정책펀드 출자사업에도 첫발을 뗄 계획이다. 현재 모태펀드 경남-KDB 지역혁신 벤처펀드 출자사업에도 지원해 둔 상태다. 한 곳의 기관이 블라인드 펀드에 50% 이상을 과감히 출자할 정도로 민간 LP들의 두터운 신뢰가 쌓였다. 정책펀드 출자사업에서도 검증받으며 하우스를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박응조 대표는 "블라인드 펀드 2개를 총 400억원 규모로 결성하는 데 성공했지만 정책펀드에 도전하려 한다"며 "관리보수가 아닌 성과보수를 받아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기술 경쟁력과 시장성, 밸류, 회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LP들에 숫자로 설명할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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