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광진실업’이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부동산 사업 진출을 예고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래 30년간 철강 사업에 집중해 온 기업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시가총액 유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가치 제고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진실업은 이달 26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다. 구체적으로 부동산 개발·분양·매매·임대·운영 사업과 부동산 컨설팅, 실버타운 개발·운영 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나문일 사내이사와 전인규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확정된 안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신규 사업목적 추가다. 철강 사업 한우물만 파왔던 상황에서 갑작스레 신사업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996년 코스닥 상장 이후 광진실업은 철강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2011년 오토바이 유통을 담당하는 모터스(오토바이 유통) 사업을 추가한 사례를 제외하면 사실상 사업 다각화 시도가 없었다. 해당 사업 역시 지난해 매출 비중이 전체의 17% 수준에 그쳐 여전히 철강 부문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업계에서는 광진실업의 이번 결정이 강화되는 상장 유지 요건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광진실업은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올해 2월 27일부터 시가총액이 150억원 미만인 상태가 25거래일 연속 이어지면서 4월 3일 관리종목지정우려종목으로 지정됐고, 이후 4월 10일 관리종목에 편입됐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는 90일 동안 연속 10일 또는 누적 30일간 시가총액이 150억원을 밑돌 경우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광진실업은 영업일 기준 오는 8월 21일까지 시가총액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한다. 다행히 현재까지 10거래일 연속 시총 150억원 미만 상태가 이어진 적은 없다.
다만 누적 기준으로는 이미 19거래일 동안 시가총액이 150억원을 하회했다. 8월 21일까지 추가로 11거래일 이상 기준에 미달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날 기준 광진실업의 시가총액은 233억원 수준으로 형식적 요건과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가총액 유지 기준이 200억원으로 상향되고 내년부터는 300억원으로 높아질 예정이어서 현재 수준의 기업가치만으로는 다시 관리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광진실업 입장에서는 기존 사업만으로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 놓인 셈이다. 특히 철강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실적 개선의 돌파구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광진실업은 연결 기준 2023년 이후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가치 역시 장기간 정체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광진실업이 보유 중인 신평동 소재 부동산(옛 본사 부지)의 활용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해당 부동산은 2022년 약 910억원 규모로 매각이 추진됐으나 원매자 측 사정으로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에도 매각을 시도해왔지만 아직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개발과 실버타운 사업은 대규모 부지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해당 자산을 매각하는 대신 직접 개발에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목적 추가가 보유 자산 활용 전략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에도 주목하는 분위기다.
사업 추진 의지도 엿보인다. 신규사업과 연관성이 짙은 인물이 이사회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신규 선임 예정인 나문일 사내이사 후보자는 자산운용업계에서 투자 업무를 수행해 온 인물이다. 철강 분야 전문성을 갖춘 허정도 회장과 허유석 대표와는 경력 분야가 다르다. 나 사내이사 후보자는 향후 광진실업의 부동산·실버타운 개발·운영·컨설팅 등의 신사업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자산운용업계 출신 인사가 이사회에 합류하는 만큼 향후 부동산 개발 및 자산 활용 전략 수립 과정에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업목적 추가만으로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시가총액 유지 기준이 300억원으로 높아지는 만큼 단순히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화와 수익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광진실업의 신사업 성패는 보유 부동산 활용과 사업 구체화 여부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신사업 관련 구체적 계획과 실행 과정에서 보유 중인 부동산 활용 가능성 등을 질의하고자 광진실업 측에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광진실업 관계자는 "답변 가능한 IR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답변 가능한 타 부서 담당자와의 통화를 요청했지만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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