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와 경기 둔화로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금융권의 해외 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드·보험·캐피탈사 등 금융사들은 글로벌 거점을 확대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실적 개선과 수익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2금융권의 해외 사업 성과를 살펴보고, 글로벌 확장 전략과 과제를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코리안리재보험(코리안리)의 주요 해외 종속법인 실적이 올해 1분기 일제히 개선됐다. 적자를 이어오던 미국법인의 손실 규모가 크게 줄고 홍콩법인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해외 사업 전반의 수익성이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해외 거점 확대와 신용등급 상향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기반을 넓혀온 가운데 향후 해외 수재(재보험) 확대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4개 해외 주요 종속법인(스위스·영국·홍콩·미국)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1억2700만원으로 전년 동기(46억4200만원) 대비 10.4% 증가했다. 영업손익 합산도 67억8800만원으로 전년 동기(59억3900만원)보다 14.3% 늘었다.
법인별로는 영국 로이즈 법인(Korean Re Underwriting Limited)의 순이익이 15억7300만원에서 18억5900만원으로 18% 증가했다. 영업손익도 20억6400만원에서 27억9400만원으로 확대됐다.
스위스법인(Korean Reinsurance Switzerland AG)은 영업손익 41억3700만원, 당기순이익 33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순이익 33억4800만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스위스법인은 2024년 연간 기준 18억8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부터 흑자 기조를 이어오며 수익성이 안정되고 있다.
홍콩 중개법인(Worldwide Insurance Services Limited)은 영업손익 기준으로는 7500만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금융수익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 10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순손실 4300만원을 냈다. 미국 중개법인(KoreanRe Insurance Services, Inc.)은 68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전년 동기 순손실(2억3600만원)과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줄었다.
코리안리는 해외 주요 지역에 지점과 사무소 등 거점을 꾸준히 확장하며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 왔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4개 해외 종속법인 외에 싱가포르·라부안·두바이·상해·인도 등 5개 해외 지점과 동경·런던·보고타 등 3개 주재사무소를 운영하며 총 12개의 해외 영업거점을 갖추고 있다.
가장 최근에 추가된 인도 지점은 올해 1월 2일 구자라트주 기프트시티(GIFT City·국제금융경제특구)에 설립됐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11월 인도 국제금융서비스센터당국(IFSCA)으로부터 재보험 지점 영업 인가를 받았으며, 올해 4월부터 본격적인 현지 영업을 개시했다. 인도 보험시장은 세계 10위권 규모로 평가된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은 인도 지점 개점식에서 "인도 보험시장과 함께 성장하는 신뢰받는 파트너로서, 해외수재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인도 지점의 경우 올해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만큼 이번 1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향후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리안리의 신용등급 상향이 향후 해외 영업 확대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관측한다. 재보험 거래에서 신용등급은 계약 상대방이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등급이 높을수록 우량 계약 확보에 유리하다. S&P는 지난해 7월 코리안리의 신용등급을 기존 A(Positive)에서 A+(Stable)로 상향했다.
이와 관련해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향된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코리안리가 2027년부터 우량 계약 확보를 늘리며 해외 수재 물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보험 계약은 장기간 거래 관계와 갱신 계약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신용등급 상향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일정한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 역시 "추후 언더라이팅에 대한 성과 및 신용등급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우량계약 확보 여부가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코리안리는 향후 글로벌 재보험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주요 지역에 지점과 사무소 등 해외 거점을 확장하며 세계적인 재보험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미주 및 아시아 지역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글로벌 사업의 안정성을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법인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법인의 손실이 크게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재보험료율이 하락하는 소프트마켓 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마진 압박이 불가피한 만큼 하반기 자연재해 발생 여부와 함께 수익성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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