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정부의 1대 5000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 허가 결정으로 인해 구글맵의 국내 상륙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로컬 데이터'로 '지도업계 왕좌' 수성에 나설 계획이다. 구글맵은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전면 도입하면서 최근 10년만의 최대 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고 월간 활성 이용자(MAU)만 20억명이 넘는 명실상부 전세계 최대 지도서비스다. 구글이 한국의 고정밀 지도를 받게 될 경우 국내 지도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지도 서비스 1위인 네이버는 예약 시스템이나 블로그 리뷰 등 구글이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는 로컬 데이터를 통해 반격에 나선다는 게획이다. 이와 더불어 로컬 데이터와 네이버랩스의 매핑 디바이스 'P1' 기술 등 디지털 트윈 기술과 연계해 구글의 추격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결합한 '애스크 맵'과 몰입형 내비게이션을 공개했다. 애스크 맵은 이용자가 자연어로 장소를 문의하면 AI가 개인화된 답변을 제공하고 식당 예약부터 장소 저장, 공유까지 하나의 플랫폼 내에서 한 번에 처리한다. '몰입형 내비게이션'도 스트리트 뷰와 항공 사진을 AI로 분석해 실제 지형과 건물, 고가도로를 3D로 시각화한다.
아직 한국 도입 시점은 미정이지만 구글이 각 국가의 특수성을 반영한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글로벌 표준 기술력에 현지 밀착형 데이터가 결합할 경우 국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IT업계에서는 당장 구글이 국내 시장의 빠른 변화를 단기간에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이버 지도는 거리뷰 업데이트 주기가 강남 등 도심 지역은 3개월, 지방은 1~2년이다. 거리뷰 업데이트가 늦게 반영되더라도 매장 정보는 스마트플레이스 연동으로 별도 갱신된다. 그러나 구글은 국내 시장에 밀착 연동된 별도 서비스가 부족해 정보 업데이트 속도 측면에서 네이버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측은 구글이 정밀 지도를 가져간다고 해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구글도 자료 수집에 나서야 하는데 축적된 데이터를 쌓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리는 국내 최다 수준 관심지점(POI) 정보를 확보하고 있으며 스마트플레이스 등록 사업자도 증가 추세"라며 "네이버 지도는 한 번에 장소 찾기와 방문 후 리뷰쓰기까지 가능한 올인원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의 데이터 센터는 국내에 있어 보안도 구글보다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네이버는 축적된 로컬 정보와 공간 기술을 결합한 지도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지도는 2024년 거리뷰 3D를 선보이고 지난해 10월 '실내 AR 내비게이션'을 출시했다. 거리뷰 3D와 실내 AR 내비게이션 모두 탄탄한 로컬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영된다. 코엑스와 같은 실내 복합시설은 스마트플레이스 사업자 데이터와도 연동된다. 구글이 한국에 진출해 데이터를 수집하더라도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현재 '네이버 지도 거리뷰 3D'는 지도에서 건물과 도로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오프라인 공간감을 3차원 환경으로 구현했다. 거리뷰 3D는 화면에서 건물과 상가 정보를 바로 클릭해서 확인할 수 있다.
실내 AR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사용자가 GPS 필요 없이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 이용자의 위치와 방향을 인식해 길 안내 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추후 대형 복합 공간으로 사용처를 넓힐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향후 복잡한 복합 공간을 중심으로 AR 내비게이션 대상 시설을 넓힐 계획"이라며 "지하철역에도 AR 내비게이션을 도입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경험 데이터 확보 강화를 위해 폐지된 '별점 후기제'도 부활시켰다. 다만 과거의 '별점 테러' 문제를 막기 위해 합리적 이유 없이 3점 미만의 별점을 주면 리뷰 작성 제한 등의 패널티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별점 후기 복구 조치가 현재 지도 시장의 입지를 지키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예약 시스템, 블로그 리뷰 등 구글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국내 데이터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당시 약국 마스크 제고 정보나 최근의 주차장 5부제 안내처럼 구글이 제공하기 어려운 공공정보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그동안 구글은 국내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해 길 안내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구글지도 이용자 수는 네이버보다 턱없이 적은 상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주요 지도앱 중 구글은 월간 활성 이용자 941만명을 기록했지만 네이버는 이용자수 2845만명으로 1위다. 당장 네이버를 뛰어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구글의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이 침투하기 시작하면 자율주행과 AI라는 미래 전쟁터에서 형세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또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 지도 앱 대신 구글 지도를 주로 사용하고 있어 향후 국내에서 구글맵 이용자 수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공간정보학회는 고정밀 지도 반출로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사업자들이 직접 정보를 등록하고 수정하는 참여 구조가 기반"이라며 "구글은 참여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해 단기간에 데이터 최신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다만 구글이 본격적으로 고정밀 지도를 활용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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