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이달 15일부터 도입될 '치킨 중량 표시제'를 앞두고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정부 규제로 인해 향후 원가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규제의 발단이 된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은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으로 입은 브랜드 이미지 타격에 이어 규제 강화로 수익성 방어 전략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이달 15일부터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1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치킨 중량 표시제'를 시행한다. 이에 따라 bhc·BBQ치킨·교촌치킨·처갓집양념치킨 등 주요 브랜드는 매장과 배달 주문 메뉴판에 가격과 함께 닭고기의 조리 전 총중량을 명시해야 한다.
이 같은 정부 규제의 도입은 지난 9월 교촌치킨의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에서 비롯됐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용량·크기·구성 등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인상하는 것을 뜻한다.
교촌치킨은 당시 순살 치킨 4종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약 30% 축소하고 원육 구성도 닭다리살 100%에서 닭다리살과 안심살 혼합으로 바꿨다. 그러나 이러한 변경 사실을 배달앱 등 주요 판매 채널에 명확히 고지하지 않아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소비자 반발이 일었다.
이로 인해 교촌에프앤비 송종화 대표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질타를 받았고 대통령실도 관계 부처에 실태 점검을 지시하는 등 파장이 커졌다.
결국 교촌치킨은 10월 초 중량과 원육을 모두 원상복구하겠다고 발표하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후 정부 부처가 치킨 중량 표시제를 도입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이 규제의 적용 대상이 됐다.
이번 조치로 업계는 추가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0대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약 1만2000여 곳이 모두 메뉴판과 주문 시스템을 수정하고 내부 메뉴얼을 새로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제의 '나비효과'로 원가 인상 우려도 제기된다. 닭고기는 생물이기 때문에 다리·날개 등 부위별 중량이 일정하지 않다. 중량 표시제를 맞추기 위해 도계 과정에서 정해진 무게를 선별하는 인력과 비용이 추가될 경우 이는 가맹점에 대한 공급가(매입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대 프랜차이즈의 치킨시장 점유율을 높게 잡아도 25%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들에 대해서만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슈링크플레이션은 치킨업계만의 문제가 아닌데 특정업체 논란으로 업계 전체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침소봉대"라며 "결국 이런 규제가 생기면 점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번 규제는 이런 업계 현실을 촘촘히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특히 교촌치킨의 타격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입은 데다 추진해온 수익성 방어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교촌치킨은 치킨 프랜차이즈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에 속해 그간 수익성 개선 작업에 집중해왔다.
2022년 영업이익률 1.7%에 그쳤던 교촌은 2023년 5.6%까지 개선했으나 지난해 다시 3.2% 수준으로 하락했다. 올해는 수익성 회복에 주력한 결과 3분기 누적 기준 8.1%까지 끌어올리며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다.
교촌은 이 과정에서 닭다리살보다 단가가 낮은 닭가슴살(안심살)을 혼합해 원재료비를 절감하면 가맹점 마진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원육 구성을 조정한 것으로 설명해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본사 역시 원재료 조달·공급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수익성 개선 효과를 함께 얻을 수밖에 없어 결국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정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맞춰 중량 정보를 고객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성실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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