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제네시스가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초기만 해도 '한국차가 독일·일본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라인업은 세단을 넘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로 넓어졌고, 북미·중국·호주 등 20여개 주요 시장에 안착하며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딜사이트는 제네시스의 지난 10년을 되짚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제네시스가 GV60 마그마를 공개하며 고성능 시장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기반 모델인 GV60의 판매가 부진한 데다, 전기차 시장이 가성비 위주로 흘러가고 있어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네시스는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고성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제네시스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GV60 마그마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앞서 제네시스는 지난해 3월 미국 뉴욕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전 라인업에 고성능 엔지니어링을 적용하는 전략을 밝혔다.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의 성격을 제네시스에 접목한 것으로, GV60 마그마가 첫 결과물이다.
제네시스가 첫 고성능 모델로 GV60을 선택한 것은 이 차량이 크로스오버(CUV) 형태를 띄고 있어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는 달리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다. 또 GV60은 브랜드 내 다른 차량보다 무게가 가볍고,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사용해 고성능을 구현하는데도 유리하다. E-GMP 기반 차량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구조적 최적화를 통해 중량을 줄이고, 전·후륜에 고성능 모터를 탑재할 수 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V60은 라인업 중 가장 젊고 다이내믹한 모델로 막대한 에너지를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기반 모델인 GV60이 국내외 전기차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GV60은 2021년 출시 이후 매년 판매가 감소하는 추세다. 출시 이듬해인 2022년 GV60은 국내외에서 1만1031대가 팔리며 전체 제네시스 판매의 5.1%를 차지했다. 첫 전용 전기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난한 출발이었다. 하지만 2023년 1만145대로 비중이 4.5%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4286대로 급감하며 비중도 1.8%까지 떨어졌다. 올 1~10월 누적 기준으로는 2378대에 그쳐 사실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전기차 시장 흐름도 GV60 마그마에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전기차 시장은 상품성보다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모델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9월 글로벌 시장에 등록된 전기차는 1501만6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80만7000대)과 비교해 27.2% 늘었다. 중국 비야디가 10.6% 늘어난 296만1000대로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했다. 2위는 중국 지리그룹으로, 64.7% 급증한 152만2000대를 판매했다. 두 회사를 포함해 상위 10위권에 포함된 중국 업체는 상하이자동차, 창안, 체리 등 총 5곳이었다.
업계는 이번 제네시스의 GV60 마그마 공개가 판매 확대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보고 있다. 제네시스는 출범 10년이라는 짧은 시간 글로벌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 잡았으나, 벤츠 AMG·BMW M 등 전통 강자가 장악한 고성능 시장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만프레드 하러 제네시스 성능개발 담당 부사장은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로, 안락하고 정제된 경험을 제공하고 있지만, 퍼포먼스 부분에서는 공백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GV60 마그마는 판매량을 겨냥한 모델이라기보다 브랜드 고급화를 위한 전략 상품"이라며 "고성능 라인업은 본질적으로 수익성이 낮다. 마그마 역시 판매 성과보다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상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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