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LG유플러스가 탄탄한 수익기반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앞세워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성장성 지표로 꼽히는 '외국인 지분 비중'도 최근 급격히 늘면서 지속 가능성을 향한 기대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다만 최근 비교적 조용한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진 뒤로 노조 반발 조짐이 속속 감지되는 데 이어, 해킹 가능성까지 스멀스멀 제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LG유플러스는 해킹 가능성을 전면 일축하고 노동환경 개선 방침을 강조하는 등 다각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 원인을 뿌리 뽑기 전까진 기업가치 상방이 제한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안정적인 주가 상승세에도 내외부로 잡음이 이어지면서 기업가치 전반에 탄력이 일부 제한되고 있다.
2일 종가 기준 LG유플러스 주가는 1만5200원으로, 연초 대비 46.4%나 상승했다. 지난해 말 홍범식 대표 선임 이후 본격화된 내실 경영이 시장 호응을 얻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회사는 일부 조직개편 및 신규채용 감축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재무체력을 쌓았다. 아울러 SK텔레콤 해킹사태 이후 5G 가입자를 대거 유치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지속 확대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탄력을 더했다. 그 결과 외국인 지분비율은 올 6월 30% 중반대에서 최근 40% 초반대까지 올라서며 외국인 보유한도(49%)에 한발 더 다가섰다. 같은 기간 SK텔레콤 외국인 비중이 40%대에서 30%대 중반대로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의 외국인 투자자 일부를 흡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노사갈등 및 해킹 가능성 등 기업가치를 위협할 만한 여러 요인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일부 노조는 최근 'LG유플러스의 인력감축 이후 업무강도 및 처우가 악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기준 이직자 수가 42.5%나 증가한 반면, 신규채용 규모는 61.6% 급감하면서 유지·보수 및 오프라인 영업 부문에서 일부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제유곤 희망연대본부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최근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용절감 중심 구조조정 및 일방적 업무이관' 등을 규탄하며 "정규직 노동자들에게조차 일방적인 업무이관 및 갈라치기가 자행된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최근 업계 전반으로 퍼진 해킹 여파 역시 잠정적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LG유플러스 외주 보안업체인 시큐어키는 최근 'LG유플러스 계정정보를 탈취당했다'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자진 신고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관련 서버 침투 흔적 등 침해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해킹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앞서 미국 해킹 전문지 '프랙'이 8월 'LG유플러스 네트워크에 침투했다'는 주장이 담긴 자료를 공개하는 등 정보 유출 위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내실 강화 및 주가 성장세가 돋보이는 상황 속, 중장기 성장을 위한 시험대에 선 셈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LG유플러스가 최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서도 일부 나타난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2000억원 모집에 1조645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8대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이 회사가 올 초 3000억원 모집에 3조500억원의 주문을 받으면서 10대1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시장 관심 및 기대감이 일부 위축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신업계 중 유일하게 해킹 여파를 빗겨가며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후 지속 가능성은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경쟁사들이 그랬듯 향후 해킹 피해가 막대하게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노란봉투법이 노사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주주·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선 내외부 이슈 및 잡음을 최소화하는 데도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홍범식 대표가 노동환경 개선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고하고 전사 차원으론 '보안 AI' 역량을 강조 중인 만큼, 주가 방어를 위한 노력이 병행될 전망"이라며 "앞에 놓여진 리스크를 얼마나 빠르고 적절히 대응해 나가느냐에 따라 중장기 성장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