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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실효성 놓고 '갑론을박'
방태식 기자
2025.09.29 17:16:18
전문가들 "옥상옥 규제, 후발주자 진입 막아"…메디톡스·휴젤 "기술유출도 고려해야"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7시 1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9일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K-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방태식 기자)

[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보툴리눔 톡신(톡신) 제제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일각에선 국가핵심기술 제도가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톡신기업의 발목을 붙잡는 '옥상옥'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 반면 톡신 선두주자로 꼽히는 국내 기업들은 해당 제도가 기술 안보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주장이다. 


29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K-바이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핵심기술 보호제도 개선방안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보툴리눔 독소제제 생산기술(균주 포함)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규제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됐다.


국내 톡신 산업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2006년 메디톡스가 국내 최초로 톡신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현재 18개 기업이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사업을 영위 중이다. 다국적사의 경우 2018년 이후 신규 톡신 제제를 출시하지 않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톡신 생산 실적은 2019년 1985억원에서 2023년 5761억원으로 약 3배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해외 공략에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국내시장이 포화됨에 따라 국내 톡신기업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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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들은 글로벌 진출이 지연되고 있는 원인으로 톡신에 대한 과도한 규제를 꼽았다. 특히 국가핵심기술이 그 중심에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핵심기술은 ▲국가 안보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 보호 ▲해외 유출로 인한 국가적 손실 방지 ▲핵심 산업 기술의 경쟁력 유지 등을 목적으로 정부가 지정하는 제도다. 다만 해당 제도의 본 취지와 달리 오히려 톡신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업계 분석이다.


이상수 한국시민교육연합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선진 외국의 보툴리눔 독소제제 규제 현황 및 관리방안 비교를 통한 산업안보 균형 발전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방태식 기자)

이상수 한국시민교육연합 대표는 "톡신의 경우 생산 기술 및 균주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수출 승인 및 신고 절차에 약 6개월이 소요된다"며 "수출 지연에 따른 연 수출 손실은 900억~1000억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현 건국대 의대 미술생물학과 교수는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대한 불합리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교수는 "톡신 균주의 경우 전 세계 15개국에서 30개 이상의 기관 및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며 "일부 개발도상국도 상업화해 시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보호가치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아함을 드러냈다.


이어 "톡신 생산은 대학 실험실에서도 가능한 단순한 기술"이라며 "앞으로는 해외 수출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후발주자의 톡신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따라 수출 승인 및 신고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해당 비용을 영세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이승현 교수는 "대관 업무에 정통한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굉장히 비싸다"며 "아니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업체에 맡겨야 하지만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이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밝혔다.


이상수 대표도 "타 분야에서는 바이오벤처의 신규 진입이 가속화되는 동시에 저가 복제약 출현에 따른 가격 경쟁 심화로 제약사의 차별화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톡신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지속될 경우 후발주자의 진입을 막을 뿐 아니라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톡신 규제가 과도하게 중복돼 있다는 의견 역시 나왔다. 톡신 생산 기술은 현재 7개 법령에 걸쳐 6개 부처가 중첩적으로 통제·관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상수 대표는 "톡신이 각종 법령 및 중첩규제를 통해 이미 규제가 촘촘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유지하는 것은 옥상옥 규제"라며 "국가핵심기술에서 해제되더라도 충분히 관련 법령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행사에서는 톡신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필요하다는 주장 역시 제기됐다. 박정수 메디톡스 변호사는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해제할 경우 중국 업체가 우리나라 톡신 기업을 인수합병(M&A) 하는 방식 등으로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커진다"며 "또 현재 한국은 북한과 대치상태에 있는 만큼 국가 안보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진용 휴젤 보안 고문도 "지난해 북한 해커가 회사를 침투하는 일이 있었다"며 "국가핵심기술 지정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을 막는 게 아닌 기술 유출을 막는 제도"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휴젤 같은 경우엔 톡신 69개국, 필러 5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가 통제를 해서 수출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나라에서 임상 절차 및 품목허가 획득이 우선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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