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인수 후 통합(PMI)이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합병 기일과 고용 승계 등 겉보기 절차는 완료됐지만, 직급·급여 체계와 조직 문화 차이를 어떻게 조율하는 세부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28일 한화손보에 따르면 캐롯손보 직원들의 고용은 100% 승계됐고, 사번 발급도 완료됐다. 업계에서는 캐롯손보 자동차 사업본부가 한화손보 자동차 CM(사이버마케팅) 채널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PMI가 중요한 이유는 '화학적 결합'에 있다. 통합이 원활히 진행되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갈등과 이탈로 이어질 경우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직급 체계 조정이 대표적인 과제로 꼽힌다. 캐롯손보 설립 당시 한화손보에서 캐롯손보로 이동한 직원들의 직급이 한 단계 상향 조정된 바 있어, 이번 복귀 과정에서 불만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도 캐롯손보에는 한화손보 출신 직원들이 다수 근무하고 있어 조직 문화와 직급 정합성 논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직급과 연동된 급여 시스템 차이도 통합 과정에서 조율이 필요한 부분으로 꼽힌다. 한화손보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 직급을 기준으로 연봉제를 운영한다. 반면 캐롯손보는 부장급 이하 직원을 모두 '매니저'로 통일했다.
캐롯손보는 설립된 지 6년 된 신생 회사라 공채 대신 경력직 위주로 인력이 구성돼 있다 보니 연봉 수준과 인상률이 직원마다 다르고 정량화된 기준이 없다. 이처럼 연봉 협상이 비교적 유연하게 이뤄지는 캐롯손보의 시스템은 한화손보의 직급·연봉 구조와 분위기 면에서 차이가 있어 세밀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아직 연봉 협상 시기나 방식 같은 구체적인 부분은 회사 안에서도 명확히 공유되지 않고 있다"며 "조직 개편은 합병 이후 내부 통합 과제 가운데서도 가장 큰 사안인 만큼 마지막 단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직개편 이후 조직 문화와 구성원 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실제로 인수합병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신한라이프도 출범 이후 5년 만에 두 회사 노동조합이 통합하는 등 PMI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합병의 성패는 외형적 절차가 아니라 PMI에 달려 있다"며 "제도와 시스템을 맞추는 일뿐 아니라 조직 문화를 하나로 묶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화손보-캐롯손보 통합은 진통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캐롯손보가 애초 한화손보 자회사로 출범했고, 직원 수 역시 10배 가까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교적 신속히 정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캐롯손보가 애초 자회사로 출발한 데다 회사 규모 차이도 커서 큰 충돌보다는 한화손보 방식을 따르는 쪽으로 신속히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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