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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체계 개편 '일시정지'…금소원 우선 설립 무게
차화영 기자
2025.08.20 11:00:18
정치적 명분·현실성 모두 갖춘 소비자 보호 강화…조직 분리로 가시적 성과 노릴 듯
이 기사는 2025년 08월 19일 08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딜사이트 DB)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이재명 정부가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 인선을 마무리하면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는 일단 멈춘 분위기다. 다만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처를 분리해 독립 기관으로 세우는 금융소비자보호원(가칭, 금소원) 신설은 정치적 명분과 현실성을 동시에 갖춘 대안으로 속도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비자 권익 보호를 국정 과제로 내세운 이재명 정부 기조와 맞물리면서, 금소원 신설이 금융당국 개편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금융당국 수장 라인업이 완성되면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는 사실상 일단락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새 인사들과의 협업 체제 구축이 먼저인 만큼 금융위원회 해체 등 대규모 조직개편은 뒷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이 임명돼 두 달 동안 공석이던 금감원장 자리가 메워졌을 뿐 아니라 이억원 서울대 특임교수가 새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금융당국 수장 라인업도 완성됐다.


그러나 금융당국 수장 임명에도 불구하고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국정과제에도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여권 내에서조차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 이관 등을 놓고 이견이 나오자 대통령실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정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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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국정위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고 금융위는 해체해 금융정책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금융감독 기능은 금감원과 통합해 금융감독위원회를 부활시키는 방안과 금감원 산하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 신설하는 방안 등을 대통령실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는 한층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민생침해 금융범죄 처벌 및 금융소비자 보호 제도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데다 이번 발표된 123대 국정과제에도 '금융투자자 및 소비자 권익보호 강화'가 포함돼 이 분야는 새 정부의 간판 정책이 될 전망이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취임과 동시에 소비자 보호를 핵심 과제로 천명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소비자보호처의 업무체계를 혁신하고 전문성·효율성을 높이겠다"며 "필요하면 감독·검사 기능을 적극 활용해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기조와 이 원장의 대통령 최측근 이력이 맞물리며 금소원 신설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소원 설립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조직을 만들어 소비자 피해 예방과 구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에서 변호를 맡았으며, 최근 국정위 사회1분과장을 지냈다.


다만 금소원에 감독·검사 권한을 부여할지를 두고는 매듭을 지을 필요가 있다. 금소원 설립 가능성이 제기된 때부터 단순히 민원 처리와 분쟁조정 기능만 분리하면 실제 업무 수행이 쉽지 않고 감독·검사 권한까지 이관하면 금감원의 기능이 약화하고 기관 사이 역할이 중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소원 설립이 금융위 개편보다 훨씬 현실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재부 분리부터 복잡한 권한 재배치가 필요한 금융위 해체와 달리 금소원은 국회 입법만 거치면 되는 비교적 단순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금소원 분리를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등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소처는 금감원장 산하 하부조직으로만 규정돼 있어 독립 법인화를 위해선 별도의 법적 근거 마련이 불가피하다.


정치적 계산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권 초반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명분까지 갖춘 만큼 금소원 카드가 먼저 꺼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조직개편이 가져올 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정책 의지는 분명히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실현 가능성이 작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 해체는 기재부와의 권한 조정부터 시작해 손댈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며 "반면 금소원 설립은 금융위 해체와 연결되지 않는 사안이라 상대적으로 간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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