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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채라며…대한항공·신세계·롯데 장내투매 속출
이소영, 배지원 기자
2025.06.27 07:20:19
발행 직후 액면가 밑돈 채권 약 40건…SK가스 등 AA급 우량물도 시장교란
이 기사는 2025년 06월 26일 08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의 '캡티브 영업' 관행에 본격적으로 메스를 대기 시작했다. 지난 3월부터 현장검사에 착수해 기업금융부서를 대상으로 회사채 관련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그간 증권사들은 계열사나 타 부서를 동원해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주관 업무를 따내는 '캡티브 영업'을 관행처럼 여겨왔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유통금리를 왜곡시키고, 투자자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돼 왔다. 이상 거래가 적발된 발행사와 주관사를 추적해 유통 거래 내역을 분석하고 문제가 시장에 미친 영향을 짚어본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딜사이트 이소영, 배지원 기자] 올해 1분기 발행된 일부 채권이 발행 직후 유통시장에 액면가(1만원) 아래로 거래된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SK가스와 롯데물산, 호텔롯데, 신세계 등 AA급 신용등급을 보유한 우량채가 상당수 포함되자 관계자들은 이상거래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26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내 발행된 채권 중 해당 분기 안에 액면가 아래로 유통된 이상 거래 사례는 총 40여 곳에 달했다. 통상 이처럼 가격이 깨지는 경우는 신용등급이 BBB급 이하의 채권이거나, 지배구조 이슈 등 리스크가 부각된 기업에서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절반 가량이 A급, 나머지는 AA급 등 신용도 높은 기업의 채권들도 비슷한 사례로 포함됐다. CJ와 포스코, 현대, 한화, LG, SK, 롯데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발행한 채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AA급 채권에는 CJ ENM(AA-), 포스코(AA+), LG화학(AA+), SK가스(AA-), 롯데물산(AA-) 등이 포함된다. A급 채권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A/A+), 한화에너지(A+), 한화(A+), SK인천석유화학(A+), SK디스커버리(A+) 다수의 우량등급 채권이 유통시장 내 이상거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 관계자는 "우량채가 발행 직후 유통시장에서 액면가 밑도는 금액에 거래됐다는 건 애초 수요예측 단계에서 인위적인 변수가 개입된 결과 아니냐"고 지적했다. 증권사 계열사가 해당 채권 투자를 원치 않는데 증권사 부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했다가 발행이 완료된 이후 유통시장에 헐값에 처분했을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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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관계자는 "수요예측을 꽉 채운 것처럼 보였던 주문이 발행 직후 사라지고 오히려 반락해 장내에서 물량이 헐값에 쏟아졌다면, 수요예측 제도 자체가 왜곡된 셈"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실질적 수요인지, 연출된 수요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통가격이 가장 낮았던 건 현대엘리베이터 40-2회차 채권으로, 평균 거래 단가는 9925.0원이다. 나이스신용평가 A0, 한국기업평가 A+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우량채다.


이외에도 9970~9980원대 거래된 채권은 ▲한화에너지 250-1회차(9925.0원), 2502회차(9984.5원) ▲LG화학 58-2회차(9983.9원) ▲SK가스 42-1회차(9984.7원), 42-2회차(9989.3원) ▲롯데물산 15-1회차(9987.0원), 15-2회차(9974.5원) ▲호텔롯데(9975.0원) ▲동화기업(9986.0원) ▲효성티앤씨(9977.5원) ▲신세계 143-1회차(9976.9원), 143-2회차(9984.9원) 등이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채권은 대한항공 110-2회차 채권이다. 거래 평균 단가가 9930.1원인 데다, 발행금리와 유통시장 거래된 금리차가 가장 큰 채권이어서다. 차이는 60bp(1bp=0.01% 포인트)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A급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신용평가사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사업규모가 확대되고 시장지위가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같은 이상 거래 내역이 확인되다보니 시장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이같은 액면가 이하 거래를 두고 유통 수급상의 일시적인 거래 가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부 채권이 액면가 이하에서 거래됐지만, 체결된 규모가 수억원 수준으로 적어 주관사보다는 개인투자자의 판단에 따른 단기 매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부터 대형사 중심의 캡티브영업 관행을 검사하며 계열사 물량을 비롯해 증권사 자체 계정을 동원한 내부동원 거래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KB증권과 NH투자증권에 대한 조사를 마지막으로 당국 검사는 일단락될 전망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네 곳도 검사를 받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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