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태경산업은 지난달 30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했다. 해당 보고서에 이른바 '깜깜이 배당'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눈길을 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3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극복을 위한 배당 제도 개선 방안으로 배당금을 먼저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절차 변경을 권고해왔다. 그간 상장사들은 통상 배당기준일을 먼저 잡고 배당액을 발표했었다. 투자자들은 배당액이 얼마인 지도 모른채 먼저 투자를 해야했던 만큼 깜깜이 배당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기업들은 금융당국의 독려에 화답해 배당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43.2%(1008개사)가 결산배당 절차 개선을 정관에 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태경산업 역시 이러한 개선 흐름에 올라타는 모양새다. 태경산업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관련 제도의 안정적 정착 및 주주의 혼선 방지 대책 등을 고려해 배당절차 개선과 관련한 정관 개정부터 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태경산업은 산업용 기초화학소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중견그룹인 태경그룹의 지주사격 회사로, 숨겨진 알짜 배당주로도 꼽힌다. 30년 연속으로 배당을 실시하고 있으며 최근 배당수익률도 5%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4.5%, 2023년 4%, 지난해 4.9%의 배당수익률을 냈다. 

안정적인 실적도 기록하고 있다. 연결 기준 최근 3년 평균 매출 6884억원, 영업이익 516억원, 당기순이익 37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기업가치는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배에 불과하다. PER(주가수익비율)도 6.55배로 동종업계 평균(26.63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태경산업 관계자는 "배당 관련 정책이 정관에 반영돼 있지 않다고 해서 깜깜이로만 보기 어렵다"면서도 "항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경산업은 향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태경산업은 지난 2018년과 2020년, 2021년에 각각 20억원씩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했다. 태경산업은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경영 여건에 따라 매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태경산업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양호한 수준이다. 연결기준 매출은 169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6.6%, 57.7% 증가한 120억원, 당기순이익 69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인 석회제조와 비철금속 생산, 페트로 코크스 연료 부문에서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고순도 수산화칼슘, 고반응 소석회 등 마진이 높은 고기능성 제품 비중의 증가로 수익성 개선도 이뤄낸 것으로 분석된다. 태경산업 관계자는 "올해 경영 환경이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작년 실적 이상을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