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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서 경쟁하는 K-디스플레이
김주연 기자
2025.06.05 07:00:31
OLED 시장 중국업체 공세…정부차원 지원책 절실
이 기사는 2025년 06월 04일 08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당분간은 중국과의 격차가 크게 좁혀지진 않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들에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경쟁력을 물으면 자주 듣는 말이다. 아직은 기술 격차가 남아 있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이런 인식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중소형 OLED가 중심이다. 스마트폰·태블릿용 OLED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지탱하는 실질적 '마지막 보루'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OLED 시장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은 2022년 한국 81.3%, 중국 17.9%에서, 2023년 한국 67.2%, 중국 33.3%로 격차가 크게 줄었다.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이 50.8%로 한국(33.2%)을 넘어섰다.


중소형 OLED의 핵심 고객사인 애플 공급망에서도 중국 BOE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BOE는 2020년까지만 해도 기술 부족으로 애플 공급망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2022년 아이폰14 일반 모델을 시작으로 패널을 납품했고, 지난해에는 아이폰16 공급사로도 선정됐다. 여전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 패널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으나, 벤더 다변화를 추구하는 애플의 특성상 BOE의 점유율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플이 BOE에 계속해서 납품 기회를 주는 듯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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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격전지는 8.6세대 IT OLED다. 최근 글로벌 패널 업체들의 주요 관심사는 8.6세대 IT OLED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온디바이스 AI 탑재 추세가 확산되면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노트북에도 OLED 패널을 차용하는 기조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투자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 선점 효과를 누리지 못하면 재무적 부담으로 다가오는 만큼 여러 업체들이 선제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투자 기세에서는 한국 기업이 중국에 밀리는 모양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초로 8.6세대 IT OLED 투자에 나섰지만 LG디스플레이는 수요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투자를 연기 중이다. 그 사이 중국 BOE는 16개월 만에 장비 반입을 완료했고, 비전옥스도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중소형 OLED에서 승기를 잡지 못했던 중국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정부의 두터운 지원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국가 산업으로 지정하고 적극 육성하고 있다. BOE는 2023년 순이익 25억위안(약 4688억원)보다 많은 38억위안(약 7126억원)을 보조금으로 받았다.  비전옥스도 8.6세대 IT OLED 라인 구축을 위해 573억위안(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중 80%가 허페이성의 보조금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4조원을 투입해 월 1만500장(15k)을 생산하는 라인을 만들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비전옥스는 2조원만 투자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량보다 두 배 넘는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언젠가 중국이 OLED 시장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관망이 나오는 것도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중국에 넘어간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저가 공세를 펼쳤다. 이런 전례가 OLED에서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리 정부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중국 정부의 지원 규모가 워낙 막대한 만큼 이를 온전히 따라갈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나마 '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어떤 형태로든지 중국와 경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어떤 형태로든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2023년 시행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조치법에 따라 반도체 산업과 함께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반도체는 세액공제율 상향, 미니팹 구축, 고성능 장비 지원 등 구체적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반면 디스플레이는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디스플레이 지원 방안을 법제화하는 내용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업계에 따르면 이재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통상부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들과 '디스플레이 특별법'(가칭) 제정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디스플레이 산업 관련 보조금과 세액공제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대부분 생산 시설이 한국에 있는 만큼 법적 효용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논의 중인 만큼 디스플레이 이름이 담긴 지원법이 제정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 모두 K-디스플레이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가 1위를 석권하던 '영광의 산업'은 아니다. 반도체만큼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푸념도 나온다. 그러나 OLED만큼은 아직 한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나마 '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OLED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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