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SPC에서 반복되고 있는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 참담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10대 정책공약' 중 하나로 노동자 권리 보장을 내세운 만큼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데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20일 자신의 SNS에 '목숨 걸고 일터로 가는 세상,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어제 경기도 시흥에 있는 제빵공장에서 작업 중인 노동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또 발생했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에 위치한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50대 여성 근로자가 근무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근로자는 제조된 빵을 식히기 위해 운반하는 컨베이어 벨트가 잘 작동하도록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는 또 "SPC 계열 평택 제빵공장에서는 지난 2022년 10월에도 노동자 사망사건이 있었다"며 "당시 노동환경과 안전관리 문제에 대한 사회적 비판에 회사 대표이사가 유가족과 국민들 앞에서 사과를 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또 다시 유사한 사고가 반복 발생한데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SPC에서 공장 근로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공장 내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2022년 10월 SPL 평택 제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건으로 불매 운동이 벌어지자 허영인 SPC 회장은 3년간 1000억원을 투자해 안전 시스템을 강화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듬해 8월 SPC 샤니 성남 제빵 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반죽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그러나 허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처벌 받지는 않았다. 다만 허 회장은 지난해 4월 계열사인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아 구속됐다가 5개월 만인 같은 해 9월 석방됐다.

이 후보는 국가가 존재하는 첫 번째 이유로 국민의 생명 보호를 들며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노동 현실의 모순을 바로잡아 세계 10위 경제 강국에 걸 맞는 근로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이 후보는 SPC 사고와 별개로 '노동이 존중 받고 모든 사람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 만들기'를 10대 정책 공약 중 하나로 내세운 상태다. 

그는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어김없이 '안전제일'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목숨 걸고 일터로 가는 세상, 퇴근하지 못하는 세상 대체 언제까지 방치할 것이냐"며 "산업현장의 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국제노동기구(ILO)가 인정했듯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는 그 자체로 노동자의 기본 권리"라고 설명했다.

산재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들며 이번 사고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19일 발생한 사고를 두고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아울러 시민단체의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20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허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해당 단체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SPC 계열사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 등을 언급하며 "동일한 형태로 사고가 반복된 점을 고려할 때 또 다른 사회적 혼란이 양산할 개연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