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신세계푸드의 외식사업이 '노브랜드 버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 다각화 전략 아래 운영했던 여러 외식 브랜드들이 시장에 안착하지 못하며 정리 수순에 들어간 반면 유일하게 성과를 거둔 노브랜드 버거에 역량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신세계푸드는 앞으로 신규 브랜드 개발보다는 노브랜드 버거를 외식사업의 핵심 축으로 삼고 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는 이달 5일 노브랜드 버거의 새로운 가맹 모델인 '콤팩트 매장'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기존 25평 규모의 스탠다드 매장보다 면적을 줄인 15평 규모로, 포장과 배달 중심으로 변화하는 소비 행태를 반영한 설계다. 창업비용도 가맹비를 포함해 기존 대비 약 40% 낮춘 1억원 초반대로 낮췄다.

이 같은 전략은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노브랜드 버거의 확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2019년 론칭된 노브랜드 버거는 출범 1년8개월 만인 2021년 5월 100호점을 돌파했고, 2023년 1월에는 200호점에 도달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3년 246개, 2024년 265개로 증가 폭이 둔화되며 이후엔 사실상 정체 상태다.

이는 국내 버거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5년 국내 버거시장은 약 5조원 규모로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대표적인 경쟁 브랜드인 프랭크버거는 2019년 론칭 이후 4년 만에 전국에 650개 매장을 열며 빠르게 사세를 확장했다.

이처럼 경쟁 강도가 높아지자 신세계푸드는 매장 면적을 줄이고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출점 부담을 덜어주는 '초기 진입장벽 완화 전략'을 꺼내 들었다. 

신세계푸드는 대표 가성비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품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콤팩트 매장 출시와 함께 신제품 'NBB 어메이징 더블'을 선보였다. 기존 동급 제품 대비 패티 중량을 30% 늘리면서도 단품 가격을 4500원으로 책정해 업계 평균 대비 약 30%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기 투자비를 낮춘 소형 모델은 가맹점주 입장에선 진입 부담을 줄여 수익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고 본사 입장에서는 출점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침체된 외식 경기 속 실효성 있는 대응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 버거에 집중하는 것은 외식 포트폴리오 내에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브랜드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신세계푸드는 ▲해산물 뷔페 '보노보노' ▲수제버거 전문점 '자니로켓' ▲한식 뷔페 '올반' ▲아이스크림 브랜드 '원더스쿱' ▲수제 버거 브랜드 '버거플랜트' ▲다이닝 포차 '푸른밤살롱' ▲노브랜드 피자 등을 선보였지만 대부분 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재 남아 있는 외식 브랜드는 노브랜드 버거 외에 오슬로, 베키아에누보, 데블스도어 뿐이다. 

결국 신세계푸드는 외식 포트폴리오 다각화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노브랜드 버거를 키우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노브랜드 버거의 매출은 약 1200억원으로 이는 구내식당·외식·베이커리 등을 포함한 제조서비스 부문 전체 매출(약 5759억원)의 약 20%를 차지한다. 제조서비스부문은 전체 연결 매출(1조5348억원)의 38.5% 수준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성장 전략의 핵심은 '잘하는 것을 더 잘하자'는 데 있다"며 "노브랜드 버거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2030년까지 국내 버거시장 톱3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