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최근 불거진 '오너리스크'에도 당분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책임경영을 이어간다. 가맹점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자리에서 물러나 혼란을 주는 대신 직접 점주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는 취지다.

이달 13일 백 대표는 리춘시장 강남역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대표 자리에서 내려가는 게 도움이 된다면 모를까 잘못하면 (논란을) 피한다는 인식이 생길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작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연이어 각종 구설에 오르며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돼지고기 함량 문제로 시작된 '빽햄 선물세트' 논란을 시작으로 원산지 부실 표기, 농지법 위반 등 올해 들어서만 수차례 논란이 발생했다.

논란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백 대표의 높은 인지도는 오히려 독이 됐다.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는 오너 회사다. 오너리스크가 불거졌을 때 해당 기업이 운영하는 사업이 타격을 받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

다만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백 대표의 인지도를 등에 업고 그를 모델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타격이 더 컸다. 각종 논란으로 백 대표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백 대표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더본코리아 외식 브랜드의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백 대표는 "(점주분들이) 나 하나 보고 시작했는데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며 "일단 점주들의 매출 정상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유통이든, 가맹본부든 분야별로 전문가 영입을 통해 대표 체계를 넓힐 순 있다"며 "분야별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기 위해 계속해서 면접을 보고 있다. 전문 경영인은 확실히 영입할 것"이라고 조직재편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백 대표는 이에 더해 '더본코리아=백종원'이라는 인식을 지우기 위해 브랜드와 거리를 두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식 브랜드와 나와의 거리를 슬슬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점주 부담이 커져서 고민이 되긴 하지만 (더본코리아 브랜드에) 다른 모델을 쓰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백 대표는 가맹점주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주주가치 제고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상장 당일인 작년 11월 6일 5만1400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13일 종가 기준 2만7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날 대비 주가가 반토막 난 셈이다.

백 대표는 최근 힘을 주고 있는 소스 수출사업을 통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미 올해 6종의 소스를 개발했고 2종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라며 "소스는 온라인몰을 통해 해외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수출을 하는 형태"라고 밝혔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가 개발한 소스가 스리라차나 굴소스처럼 한식을 위한 '만능소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키워 유통 매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더본코리아의 유통사업 매출은 작년 기준 583억원으로 가맹사업(3971억원)에 비해 매출 규모는 작지만 전년(458억원) 대비 27.2% 이상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소스류 유통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더본코리아는 기업공개(IPO)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1차 소스 생산업체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백 대표는 "1차 소스 생산업체를 인수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이라며 "예를 들어 우리 소스에 간장이 많이 들어간다고 하면 간장을 생산하는 업체를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