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중고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B2C(기업 대 소비자간 거래)용 플랫폼을 선보인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경 오프라인 매장 2곳(용인·김포)의 매물 정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고차 B2C 플랫폼은 코오롱모빌리티의 투톱을 맡게 된 강이구·최현석 대표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을 모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모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중고차 B2C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 플랫폼 론칭까지는 시일이 남아있지만, 명칭에는 코오롱모빌리티의 프리미엄 서비스 브랜드인 '702'가 들어갈 전망이다. 702는 코오롱의 기업 정신을 상징하는 7개 삼각형 심볼에서 착안한 것으로 현재 '702케어플러스'(보증연장), '702드라이브플러스'(장기렌트) 등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중고차 B2C 플랫폼을 통해 고객들이 자사의 중고차 매물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코오롱모빌리티가 운영하고 있는 용인과 김포의 오프라인 매장에 보유 중인 중고차 리스트를 구축한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지난해 경기도 용인 오토허브 중고차 매매단지에 용인지점을 마련한 데 이어 경기도 김포 국민차매매단지에도 신규 출점했다. 이들 매장에서는 주로 출고 후 5년이 지난 BMW, 아우디, 볼보, 지프 등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딜러를 맡고 있는 브랜드를 취급한다. 우선적으로 매물의 가격, 컨디션, 연식 등의 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인 뒤, 향후 온라인에서 구매까지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코오롱모빌리티가 중고차 B2C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은 신차 수요가 한 풀 꺾인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 줄어든 반면 중고차 등록 대수는 0.5% 감소하는 데 그쳤다.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비교적 가격 부담이 덜 한 중고차를 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코오롱모빌리티 실적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코오롱모빌리티의 지난해 신차 판매실적은 2만3988대로 전년 대비 13.0% 줄었다. 이와 달리 중고차는 15.0% 증가한 4513대를 기록했다. 코오롱모빌리티는 올해 안에 중고차 B2C 플랫폼을 선보이게 되면 자동차 구매에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 수요를 흡수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고차 B2C 플랫폼은 코오롱모빌리티의 사령탑을 맡게 된 강이구·최현석 대표의 합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지난달 코오롱모빌리티 CEO로 정식 취임한 강 대표는 신차를 담당하는 자동차사업부문을, 케이카 대표집행 임원 등을 지낸 최 대표는 신사업부문을 담당한다. 중고차는 렌터카, EW(보증연장상품), 오토금융 등과 함께 코오롱모빌리티의 신사업부문에 해당하는 만큼 B2C플랫폼도 최 대표가 관장하게 된다. 하지만 시스템 개발은 강이구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IT 솔루션 계열사 코오롱베니트가 관여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계자는 "실행력 중심의 조직 구현을 위해 올해부터 자동차사업부문과 신사업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자동차사업부문은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과 브랜드 관리 역량을 높이고, 신사업부문은 중고차를 포함한 신규 서비스의 확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