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달바글로벌은 올해 화장품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대어로 꼽힌다. 2016년 설립 이후 매해 매출 신기록을 갈아 치우며 작년에는 3091억원까지 외형을 키웠다. 수익성 역시 작년 기준 영업이익률만 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급성장 뒤에는 반성연 창업자의 지속적인 제품 개발 의지와 함께 풍부한 컨설턴트 경험이 큰 역할을 했다는 업계의 평가다.  

달바글로벌을 이끄는 반성연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뒤 2004년 네이버에 모바일 서비스 개발자로 입사했다. 이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컨설팅 회사로 옮겨 7년간 화장품·소비재 기업을 컨설팅하다 2016년 3월 달바글로벌을 창업했다. 

반 대표는 개발자와 컨설턴트라는 화장품과 전혀 무관한 경험을 통해 달바글로벌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15년 가까이 이어 온 직장 생활을 통해 그는 온라인과 화장품업에 대한 이해도를 키웠고 이 경험은 달바글로벌을 창업하는 밑바탕이 됐다.

특히 2016년 중국 관광객이 몰려들며 K-뷰티 로드숍들이 전성기를 맞았던 당시 반 대표는 효능과 감성소구가 모두 가능한 브랜드라면 후발주자라도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는 그가 최근에도 기업설명회(IR)를 통해 강조하는 '2E' 전략이다. 

이는 소비자가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두 가지 E(Emotion·Efficiency)를 모두 만족하는 제품을 선택할 것이란 전략이었다. 당시 수많은 브랜드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원료, 또는 효능만 강조하는 브랜드'이거나 '제품 이미지에만 집중한 브랜드'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차별점이 될 수 있었다. 

이 전략을 통해 개발한 제품이 지금의 달바글로벌을 있게 한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이다. 일명 '승무원 미스트'로 유명한 이 제품은 이탈리아산 화이트 트러플을 원료로 하면서 유럽 브랜드들이 잘하는 고급스러운 패키징으로 감성소구를 했다. 또 물 같은 제형이 대부분이었던 분사형 스프레이 통에 세럼을 넣어 혁신을 이뤘다.

반 대표는 제품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달바글로벌은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을 개발한 뒤 분사력 개선을 거쳐 2019년 홈쇼핑을 통해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다. 2019년 2월 시리즈A를 통해 유치한 투자금 20억원도 홈쇼핑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생산비용으로 썼다. 같은 해 11월 시리즈B를 통해 유치한 투자금 20억원 역시 모델 한혜진을 기용해 TV CF를 송출하는데 대부분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력과 마케팅에 전력을 쏟은 결과 달바글로벌의 매출은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2020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4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2022년 매출 1000억원 돌파에 이어 2023년에는 2000억원을 돌파하며 매해 신기록을 경신했다. 

달바글로벌은 성과를 기반으로 올 하반기 코스피 진입도 노리고 있다. 주요투자자들로부터 의결권 위임과 보호예수기간 설정까지 매듭지은 이 회사는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공대생 개발자가 개발한 화장품기업 달바글로벌은 최대 1조원까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본격적으로 글로벌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코스피 상장을 결정했다"며 "상장 이후 유럽과 러시아, 인도 등 아직 K-뷰티가 닿지 않은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