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차바이오텍이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중장기 성장을 위한 담금질에 나섰다. 하지만 상당한 자금이 자회사 투자에 집중되면서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가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차바이오텍이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차헬스케어 투자(900억원) ▲마티카바이오 CDMO사업 강화(200억원) ▲운영 및 시설자금(1400억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회사는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 중 상당부분을 할애하는 차헬스케어를 회사의 핵심자산으로 꼽으며 기업가치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차헬스케어가 운영하는 해외병원 매출은 차바이오텍 연결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이번 유상증자로 차헬스케어 지분율을 기존 55.6%에서 7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며 향후 상장 시 구주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전략이다.

차헬스케어는 2027년까지 기업공개(IPO) 추진 계획을 밝힌 상태다. 작년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IPO를 조건으로 12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투자를 단행하면서 구체화됐다. 차헬스케어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중 상당부분을 미국 LA 할리우드 차병원의 신축병동 완공에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병원의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가장 높은 등급인 5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면 운영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선제적 시설 보강이 필수적이라는 회사 측 설명이다.

차바이오텍은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 자회사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에도 200억원을 투입한다. 마티카바이오는 지난해 100억원의 수주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2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업계 평균보다 빠른 2026년 손익분기점(BEP) 돌파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후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시장 확장에 따른 본격적인 성장세를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마티카바이오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되더라도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강점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이 재부상할 경우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한 마티카 바이오가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차바이오텍은 세포치료제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12월 미국 FDA가 세포치료제 허가를 내주면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R&D 인력을 대거 영입하며 파이프라인을 정비한 상태다.

특히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으로 자가 유래 항암 자연살해(NK) 세포치료제 'CHANK-101' 임상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CHANK-101은 기존 1상을 마친 CBT-101의 제조 공정을 개선한 파이프라인이다. 간암 등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첨생법(첨단재생의료법) 치료 허가를 추진 중이다. 그 외에 ▲TIL 세포치료제 'CHATIL' ▲난소노화 줄기세포치료제 'CHAUM-101-OA' ▲파킨슨병 줄기세포치료제 'NTESC-101' 등도 첨생법 임상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향후 3년간 경제환경과 자본시장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지금이 자금 확보의 최적기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과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