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비엠이 양극재 생산능력(CAPA) 71만톤 달성 시점을 기존 2027년에서 2030년으로 미뤘다. 3분기 양극재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35% 이상 빠지면서 올 들어 가장 힘든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보니 생산능력 조정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캐나다, 헝가리 등 해외 생산거점의 중장기 양산 시점도 줄줄이 순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8일 국내외 기관 및 일반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IR행사 '2024 에코프렌들리데이'를 열고 미래 성장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IR행사에 참여할 경영진 명단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동채 전 회장이 직접 등판해 본인의 경영 복귀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하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의 관심사는 에코프로그룹이 중장기 생산능력 증설 목표를 얼마나 조정할지 여부다. 당초 에코프로는 2022년 18만톤 수준의 생산능력을 2027년 71만톤, 2030년 100만톤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고, 이를 위해 2027년까지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와 헝가리, 북미 등에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실적 악화로 투자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만 해도 올 3분기 4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양극재 출하량은 직전 분기 대비 무려 35%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에코프로는 지난 1일 진행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장기 생산능력은 2027년 71만톤을 예상했으나 증설 속도조절을 검토 중"이라며 "8일 예정된 (IR)행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에코프로가 IR행사에서 양극재 생산능력 하향조정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71만톤 구축 계획을 2027년에서 2030년으로 미룬 것으로 추정된다. 에코프로비엠이 5일 공시한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양극재 생산능력 71만톤 달성 시점을 2030년으로 표기했다.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는 71만톤 증설 시점을 2027년으로 기약했는데 최근 보고서는 이를 3년 연기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에코프로비엠이 포항 5만4000톤 규모 CAM9 공장 건설 연기를 결정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당초 포항공장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2026년 말로 연기하면서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헝가리 생산거점 투자 계획도 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과거 헝가리 데브레첸에 양극재 12개 생산라인(20만톤)을 세울 수 있는 부지 13만3000평 규모를 매입했다. 현재 10만8000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실적 악화와 전기차 캐즘 등을 감안하면 남은 부지에 대한 추가 투자는 순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불어 완성차 포드, 배터리 업체 SK온과 2026년 상반기 양산 목표로 캐나다에 짓고 있는 공장은 지난 4월과 8월 건설을 중단한 바 있는 만큼 해당 공장의 양산 시점도 늦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사 중인 헝가리 공장은 기존 계획대로 가동하겠지만 북미 공장과 포항 투자는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헝가리 공장도 기존에 발표한 투자 외에 추가로 추진하려던 증설 계획을 지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에코프로 측은 "현재로선 CAM9 공장 건설 연기 외에 추가로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중장기 생산능력 계획은 IR행사를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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