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가 올해 4분기 리튬 및 리사이클링 사업부문 재고자산평가 충당금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시장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충당금 설정으로 4분기도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더불어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시황을 고려해 연초 계획보다 감소한 1조원을 집행할 것으로 조정했고 에코프로비엠 코스피 이전상장은 내년 1분기 목표로 추진한다. 

1일 박재하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방 고객사들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대적으로 재고 회전율이 낮은 리튬, 리사이클 원재료의 가격 회복이 더뎌져 올해 말 상당한 규모로 재고자산평가 충당금 추가 설정이 불가피하다"며 "연말에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충당금 환입이 예상되지만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CNG의 평가손실을 전부 상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고가의 원재료가 소진되고, 올해 보수적으로 설정한 재고자산평가 충당금 상당 부분이 차례로 환입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재고 규모가 클수록 메탈 가격 변동에 따른 가치 변동이 커지고, 자금 운용에도 악영향을 주는 만큼 내년에는 적극적인 재고 효율화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3분기 실적에는 전지재료사업부문 판매물량 감소 영향과 리튬 시세 하락에 따라 재고자산평가 충당금 344억원이 반영됐다. 이같은 이유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3개사는 3분기 수익성 악화로 줄줄이 적자를 냈다. 

이 가운데 4분기 역시 충당금 설정으로 실적 부진이 우려된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회복 지연으로 4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유의미한 판매 물량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결국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양극재 생산설비 투자 규모를 연초 설정한 1조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은 "중장기 생산능력은 2027년 71만톤으로 예상했으나 일부 증설 속도조절을 검토 중"이며 "지난해 5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해 CAM9 신규 공장 증설을 결정했으나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등에 따라 해당 공장의 완공 시기를 2026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발표한 에코프로비엠 코스피 이전상장도 내년 1분기로 지연됐다. 김 부사장은 "자회사 에코프로글로벌과의 합병 절차 진행과 또 최근 완료된 영구채 발행 등으로 불가피하게 일정이 지연됐다"며 "다만, 지난달 영구채 발행이 종료됨에 따라 이달 내에 이전상장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고객사와의 양극재 신규 수주 가능성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최소 2~3곳의 완성차업체(OEM)향 물량 수주를 협상 중으로, 가까운 시일 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광물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전방산업이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게 돼 주주 여러분들에게 송구하다"며 "하지만 기술 경쟁력 제고와 원가 혁신 등을 통해 삼원계 배터리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