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한승물류가 개발에 나선 에스지로직스 물류센터가 공매에 부쳐졌다. 준공 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사업비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대주단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한 탓이다. 에스지로직스 물류센터가 공실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세는 더욱 제한적인 상황으로 낙찰되더라도 대주단과 시공사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657번지 일원 토지 및 물류센터에 대한 공매를 진행한다.

이번에 공매에 부쳐진 물건은 한승물류가 시행하고 안강건설이 시공한 에스지로직스 물류센터다. 연면적 4만7995㎡(1만4518평), 지상 1~7층 규모다. 지하가 없는 구조로 지상 1~2층은 저온, 지상 3~7층은 상온 창고로 구성한 복합물류센터다.

대일감정평가법인이 평가한 해당물류센터의 감정평가액은 1055억이다. 오는 14일 예정된 1회차 공매의 최저입찰가는 감정평가액의 120% 수준인 1266억원으로 책정됐다. KB부동산신탁은 총 8회에 걸쳐 공매를 진행할 계획으로 마지막 회차의 최저입찰가는 605억원 수준이다.

에스지로직스 물류센터는 지난 3월 준공 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6개월가량 공실로 방치됐다. 공실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물류센터 개발 당시 사업비 대출에 대한 이자를 갚지 못해 EOD 사유가 발생, 공매 물건으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한승물류의 PF 대출 만기를 보면 대부분 장기차입금 형태로 남아 있다. 한승물류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은 각각 12억원, 778억원이다. 올해 대출금의 만기가 도래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실로 인한 수익성 부재가 길어짐에 따라 이자 납부에 차질일 생긴 것이다.

에스지로직스 물류센터가 공매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새 주인 찾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 저온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를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공실상태의 복합물류센터인 에스지로직스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는 더욱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에스지로직스 물류센터 개발에 자금을 조달한 대주단의 투자금 손실과 시공사의 공사비 정산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승물류의 장기차입금은 대부분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이다. 대주단 구성을 보면 ▲KB부동산신탁 481억원 ▲히스토리단원제일차 60억원 ▲블랙팰제십차 120억원 ▲비크블루제일차 110억원 등이다.

시공사도 공사비를 온전히 정산받지 못했다. 시공사인 안강건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스지로직스 물류센터의 계약금액은 549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442억원을 수입으로 인식했다. 수입으로 인식한 금액 중에도 공사미수금은 27억원, 미청구공사액은 7억원 등 총 34억원을 받지 못한 상태다. 계약잔액도 106억원가량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 손실규모는 140억원으로 추정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승물류가 개발한 에스지로직스 물류센터는 당초 저온으로 설계된 물건으로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일부 상온으로 리모델링한 상태"라며 "저온 물류센터가 남아 있는 만큼 수요는 더욱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낙찰자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저온을 상온으로 리모델링하는 공사비를 고려하면 낙찰가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대주단은 투자금 손실이 불가피하고 시공사도 공사비 정산을 받지 못해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