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고려아연이 장형진 영풍 고문을 비롯한 영풍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고려아연 측은 적대적 인수합병(M&A)라고 반발하며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18일 "적대적 M&A를 추진하는 MBK파트너스와 장형진을 포함한 영풍 경영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이번 공개매수가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영풍과 MBK는 고려아연 이사 선임, 정관 개정, 자본구조 변경 등 의결권 공동 행사를 위한 경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영풍과 장형진 고문, 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사실상 MBK에 넘기고 영풍이 보유하는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콜옵션과 처분 권한도 넘김으로써 사실상 영풍의 대부분의 자산을 처분했다는 주장이다. 영풍은 10년간 고려아연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고 10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MBK에 우선매수권이 부여된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은 사실상 영풍이 보유한 가장 가치 있는 재산"이라며 "이 자산을 영풍이 MBK에 모두 넘기고 그 이익 또한 MBK가 얻도록 한 것은 상장법인 영풍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될 수 있으므로 장형진 및 영풍의 이사들은 업무상 배임 등 형사책임과 손해배상 등 민사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영풍의 개별기준 자산총액은 2조3000억원(연결기준 5조5838억원)이다. 이 가운데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 가치는 공개매수 가격 66만원 기준 3조4774억원에 달한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와 관련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청구,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 위법행위 유지청구 등 법적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더불어 경영협력계약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내용의 각종 가처분, 영풍 경영진에 대한 대표소송 등 각종 본안소송, 영풍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업무상 배임 등 감독당국 진정 등 모든 가능한 법적 절차를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끝으로 고려아연은 "장형진 고문을 포함한 영풍 이사 및 경영진 등 이번 공개매수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엄중한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