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대표적인 통신 저평가주(株)로 꼽히는 LG유플러스가 올 하반기 본격적인 밸류업에 나설까. 시장에서는 최근 LG유플러스 기대배당수익률이 7%대에 육박하고 회사채 발행금리는 지속 인하 중인 점을 감안하면 자사주를 한층 늘려 배당금 유출을 줄일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다. 올 2분기 마케팅비·자본적지출(CAPEX) 감소 효과에 따라 이잉잉여금 등 현금흐름도 크게 개선된 만큼 하반기 성장 투자와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까지 나설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LG유플러스는 올 2분기 CAPEX 및 마케팅 비용을 줄여 현금흐름을 크게 개선했다. 이 회사의 2분기 기준 CAEPX는 55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고, 마케팅비용도 5217억원으로 3.3% 줄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1조8936억원으로 61.4% 급증했고, 이익잉여금은 5조2882억원으로 4.6% 늘어났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오랜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회사의 기대배당수익률(6.6%)이 7%대에 육박하는 반면, 회사채 발행금리는 3% 초반대에서 지속 인하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배당금 유출을 줄이면서 주가 부양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봐서다.
LG유플러스에게 있어 주가 부양은 난제로 꼽힌다. 앞서 이 회사는 2021년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2022년 배당성향을 10%포인트 높이는 등 주주환원책을 지속 강화해 왔다. 올 초에도 황 대표를 포함한 주요 임직원들이 직접 회사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며 적극적인 주가부양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기업가치는 큰 변동이 없었다. 앞서 황현식 대표가 취임한 2021년 3월만 해도 1만2000원대의 주가를 유지했지만, 8일 종가기준 9680원으로 하락한 상태다. 주가 저공 행진이 이어지면서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0.5%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하락했고, 주가수익비율(PER)도 7.2배로 0.1배 낮아졌다. 이는 통신 대장주로 꼽히는 SK텔레콤이 지난해 1%대에 달하는 PBR과 10배의 PER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크게 저평가 돼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가 그동안 자사주 매입으로 단기적인 시장 기대감만 끌어올리고, 즉각적인 주가 부양이 가능한 소각은 부재했다는 점을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에는 주가가 4개월 동안 1만원대 아래로 떨어지는 등 저공행진이 장기화되면서 LG유플러스가 3년 만에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밸류업에 따른 세제 혜택이 속속 공개되는 만큼 주당배당금은 최소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배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자사주를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설 공산이 크다"며 "주가 횡보 기간이 늘어날수록 주가 부양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7%대에 육박하는 배당수익률과 3%대의 금리를 감안하면 충분히 유의미한 수준의 비용절감이 이뤄질 수 있다"며 "5조원대의 이익잉여금이 10~20조원대를 보유 중인 경쟁사보다 적긴 하지만, 여전히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은 물론 성장 투자까지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선 LG유플러스가 보유 중인 5조원대의 이익잉여금이 경쟁사(10~20조원대) 대비 적은 만큼 당장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통상 연간 2조원 중반대의 CAPEX를 집행하고, 데이터센터 및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부문에서 M&A 같은 대규모 투자에 대비하기 위해선 재무 건전성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이익잉여금이 제한돼 있는 만큼 재무건정성을 위한 유보금까지 고려해 둘 필요도 있다"며 "신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 된 뒤에야 자사주 매입, 소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국내 주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은 물론, 내부 자본비용 산출방식 및 적정부채 수준 등을 종합 검토해 자사주 매입·소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밸류업 취지와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 하에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자사주 매입 소각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중장기적인 적정부채 수준과 자본비용 산출방식 등을 점검하고 있으며, 투자의사 결정 프로세스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성장성과 적극적인 주주환원의 균형을 맞춘 밸류업 계획을 연내에 공시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4937억원, 영업이익 25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1.8%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신규 통합전산망 구축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 비용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연간 현금배당금은 최소 지난해 주당배당금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주당배당금은 ▲2021년 550원 ▲2022년 650원 ▲2023년 650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중간배당은 25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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