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두산그룹이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나서면서 두산로보틱스가 인수하는 'D20 캐피털(Capital)'도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에서 유망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벤처캐피털(VC)인 이 회사를 박용만 전 회장의 차남 박재원 씨가 직접 운영과 설립을 주도하고 있어서다. 두산로보틱스는 사업다각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인수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존재감이 없던 D20 캐피털이 둥지를 옮긴다고 해서 시너지를 얼마나 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5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두산에너빌리티의 100% 자회사 D20 캐피털을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금액은 644억원이다. 구체적인 인수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고, 우선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 간 분할합병 절차가 완료된 후 인수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D20 캐피털은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됐다. 원래 사명은 '두산 벤처스(Doosan Ventures)였다가 브랜드 인지도 개선 차원에서 이듬해 D20 캐피털로 변경했다. 사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지만 박용만 전 회장의 차남 박재원 전 두산중공업 상무가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 투자 목적으로 D20 캐피털 설립 및 운영을 주도했었다. 하지만 D20 캐피털은 그룹 구조조정으로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현 HD현대)에 매각되자 두산에너빌리티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D20 캐피털 매각 배경으로 밝혔다. D20 캐피털과 자사 사업간의 직접적인 시너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비핵심 자회사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두산로보틱스는 인수 목적으로 사업다각화와 성장동력 확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기대와 달리 성장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경영효율화 차원에서 D20 캐피털을 매각했지만 두산로보틱스 입장에선 수익성을 내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실제 D20 캐피털의 지난해 매출은 11억원으로 전년 82억원에서 무려 70억원 이상 축소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38억원에서 44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된 모습이다. 투자에 따른 경영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외형 축소와 수익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D20 캐피털이 두산로보틱스로 둥지를 옮긴다고 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이 회사를 거느렸던 두산에너빌리티에서도 신규 투자를 받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회사 내부에서 D20 캐피털의 존재감이 희미하고 키울 의지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여겨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단순히 모회사를 바꾼다고 해서 자체적으로 경영성과를 끌어올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산 관계자는 "미국 벤처투자사인 D20 캐피털이 북미 시장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밥캣과 함께 두산로보틱스로 편입되면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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