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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 최태원, 1조원대 재산분할 '지배구조 흔들'
김민기 기자
2024.05.30 17:57:11
노소영 측 손 들어준 재판부, 최태원 1조원대 이혼 자금 부담 클 듯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17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4월 16일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2024.5.30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완패했다.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판결한 1심과 달리 2심에서는 재산분할로 1조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급하게 됐다.


SK 측에서는 재산분할 금액이 1심에 비해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예상치 못한 금액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재판부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의 도움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고,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도 크게 봐 위자료 액수도 늘렸다.


최악의 경우 1조원이 넘는 이혼자금으로 인해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자칫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SK측은 이번 재판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이었다며 즉각적인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겠다고 나섰다.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는 3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위자료 20억원과 재산분할금 1조3808억원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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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3000억원이 넘는 이혼자금으로 인해 향후 최 회장의 경영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1조원이 넘는 이혼자금 충당 방식도 초미의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지분을 팔지는 않고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1조가 넘는 금액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 주담대를 받더라도 반대매매 등의 우려가 있어 지분 매각 가능성도 나온다. 


최 회장은 SK㈜ 지분 17.73%(1297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의 재산은 대부분 SK㈜ 지분이다. 현재 보유한 주식도 SK그룹을 지배하기에는 지배력이 부족한 지분인데 추가로 지분을 매각할 경우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30일 종가 15만8100원 기준 최 회장의 SK 지분가치는 대략 2조500억원이다. 재판 판결 이후 9% 급등하면서 주가가 올랐지만 전날인 29일 종가 14만4700원 기준으로는 1조8700억원 수준이다. 재산분할금 1조3800억원은 최 회장 지분 17.73% 중 70%가 넘는 약 13%의 지분에 해당하는 수치다.


SK 주주 구성을 보면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까지 합한 대주주 지분은 25.57%에 불과하다. 다만 최 회장은 과거 소버린 사태를 겪은 만큼 SK㈜ 지분을 매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버린 사태는 영국계 자산운용사 소버린이 SK그룹 경영권 박탈을 시도한 사건이다. 당시 소버린은 SK 지분을 15%까지 늘리며 지난 2003년 8월 최 회장 등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같은 해 11월엔 독자적으로 이사후보를 추천하기도 했다. 이듬해 3월 SK주총에서 최 회장이 승리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금번 1조3000억원이라는 위자료는 현재 위기의 SK를 경영하는 최 회장에게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SK그룹은 올해 대기업 중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으로 꼽히고 내부적으로도 위기 의식이 커진 상황이다. 국내 10대 기업 중 당기순이익 1조원을 거두지 못한 곳은 SK가 유일하다. SK 전체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0조9620억원, 659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23조2000억원이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10조4000억원 감소하며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실적 급등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SK온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상황이 쉽지 않다. 


최태원 회장 측에서는 대법원까지 재판을 이어가겠다고 나섰지만 2심에서 노소영 측에 완전히 손을 들어주면서 대법원 결과가 최 회장 측에 우호적일지도 의문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소송이나 과정에서 최 회장의 지속적인 부정행위 등에 대해 노 관장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거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재판부는 위자료와 관련 "최 회장은 노 관장과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가액 산정 가능 부분만 해도 219억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며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재판부는 최 회장에 대해 "상당한 기간 동안의 부정행위를 계속하면서 공식화한 정신적 육체적 측면에서 우리 헌법이 특별히 보호하고 있는 혼인의 소멸과 일부 체제 제도 등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는 수년 동안 이와 같은 행위나 태도를 통해서 피고의 배우자로서의 권리 헌정의 침해를 했다"며 "원고의 고의적인 일체 행위로 인해 피고에게 발생한 정신적 손해를 보상해줄 수 있는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된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재산분할과 관련해서도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의 기여가 있다고 봤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이 보호막이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SK그룹의) 성공적 경영활동에 무형적 도움을 줬다고 판단했다.


앞서 노 관장 측은 부친인 노 전 대통령이 과거 1990년대 최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300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전달했으며, 이 자금이 SK그룹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러한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우회적으로 노태우 정권시절 SK그룹의 이동통신 인수의 특혜성을 지적했다.


두 사람의 합계 재산을 약 4조원으로 본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을 토대로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판단한 뒤, 최 회장이 노 관장 요구대로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노 관장 측 변호인은 재판 이후 항소 여부에 대해 "아직 판결문에 대한 검토를 안 해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1심보다 금액이 많이 올라 그런 부분은 만족한다"면서 "위자료는 잘못한 사람이 피해자한테 주는 금액이니 위자료가 커진 것은 원고 측이 잘못한게 많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 측은 "단 하나도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향적으로 판단한 것은 심각한 사실인정의 법리 오류이며, 비공개 가사재판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6공(共) 비자금 유입 및 각종 유무형의 혜택은 전혀 입증된 바 없으며, 오로지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판단이라 전혀 납득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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