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예금보험공사(예보) 보유 잔여지분 매입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예보는 금액이 맞지 않을 경우 지분 매각 기간이 더 연장될 수 있다는 입장이었는데, 올 들어 은행주가 주주환원 기대감은 물론 정부의 '저PBR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정책'의 수혜주로도 꼽히면서 주가 상승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주가(종가 기준)는 1만4800원이다. 예보와 '주식 양수도 협약'을 맺었던 지난해 10월21일 우리금융 주가(1만2420원)와 비교하면 4개월새 19.48% 증가했다.

예보는 주식 양수도 협약을 통해 과거 투입했던 공적자금을 완전히 회수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우리금융 지분 가치가 높을 때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 실제로 시가 매각 방식으로 거래하는 데 양사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매각 금액이었다. 예보는 협약 이후 "금액과 시기는 여러 사정을 감안해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며 "최대한 2024년까지 매각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지만 금액 등이 안 맞으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협약 내용에 따르면 매입 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우리금융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2024년말까지 기간 내 계약 체결이 안되면 신의성실에 기반해 양사 합의 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다만 우리금융 주가가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예상보다 빨리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22년 예보가 블록딜로 지분 일부를 처분했을 때 우리금융 주가는 1만4900원이었다. 21일 종가 기준 우리금융 주가는 1만4800원으로 2022년 블록딜 당시 주가에 근접한 상태다.

예보가 가지고 있는 우리금융 잔여 지분은 1.24%(935만7960주)로 이날 종가로 계산하면 1385억원에 달한다. 지분가치는 지난해 10월(1162억원) 대비 223억원 늘어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22년 블록딜 당시 주가 아래로 (우리금융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우리금융이 예보 보유 지분을 사들이는 시점도 상당히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금융 측도 최대한 빨리 지분 매입을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 1.2% 매입 계획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추진할 것"이라며 "지분 매입이 완료된 이후 전량 소각을 위한 이사회 결의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예보 잔여 지분 인수 후 소각으로 올해 주주환원을 위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대신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이 매입 후 소각한 자사주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이뤄진다고 가정할 경우 예보 지분 인수 금액과 비슷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예보 잔여 지분 매입을 통해 오버행 리스크 해소, 민영화 완료로 인한 경영상 자율성 확보 등의 이점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완전 민영화는 1999년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이후 2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