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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 탄 세 번째 도전
박민규 기자
2024.02.22 08:34:58
'밸류업' 프로그램, 3년째 부진한 주가, 행동주의펀드의 득세…우호적 환경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6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제공=금호석유화학)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펀드와 손 잡고 세 번째 주주 제안에 나섰다. 이전 두 번의 주주 제안이 실패한 가운데 이번에는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시기적 훈풍을 타면서 박 전 상무 쪽의 우위를 점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상장사 기업가치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한 '증시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추진으로 주주 환원이 화두로 부상했고, 다수 상장사가 잇따라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주주환원책을 내놓고 있는 까닭이다.


박철완 전 상무는 최근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금호석화 주식에 대한 공동 보유 계약을 체결하고 주주 제안권을 위임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을 상정하는 내용의 주주 제안을 발송했다. 이중 핵심은 자사주 전량(지난해 말 기준 전체 발행 주식 총수의 18.3%) 소각이며, 추천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후보 1인은 다음 주 공개할 계획이다.


2021년과 2022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제안을 했던 박 전 상무는 지난해에는 두문불출 했다. 하지만 올해는 큰 틀에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금호석화의 부진한 주가 ▲행동주의펀드의 득세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다 보니 연초부터 활발한 움직임에 나섰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반응이다.


우선 정부가 직접 주주환원 확대를 종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게 박 전 상무가 주주 행동에 나선 원동력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앞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을 예견했고, 오는 26일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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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투자자들이든 금융당국이든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 주체들의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주주환원책까지 눈높이가 올라왔다"며 "주주환원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등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이 활발한 상태다 보니 국내 역시 (자사주 소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석화의 주가가 3년 가까이 부진한 점도 박 전 상무가 다시 목소리를 내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표심이 주가 부양 방안에 쏠릴 수 있어서다. 금호석화의 주가는 2021년 5월 주당 29만8500원으로 고점을 찍은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반토막 났고, 이후 10만원대 중반에서 횡보 중이다. 이런 데다 2022년부터는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배당(순이익의 20~25%)도 반토막 나면서 주주들의 민심이 더욱 사나워졌다.


나아가 행동주의펀드의 활동이 거세진 부분도 박 전 상무가 다시 기세를 세운 배경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의 경우 2022년부터 토종 행동주의펀드들의 존재감이 본격 부각되기 시작했다. 박 전 상무-차파트너스 연합 전선도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주주행동에 나섰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특히 박 전 상무는 행동주의펀드들이 주주 행동의 성패와는 별개로 투자 성과, 즉 시세 차익 실현에는 성공한 데 주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M과 오스템임플란트, KT&G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행동주의펀드들의 주주 제안 이후 각각 82.4%, 39%, 14.8% 오른 바 있다.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의 연합은 주가 부양이라는 공통된 목표 외에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박 전 상무의 경우 이전 두 번의 패배 전력으로 대외 존재감이 하락하면서 유력한 우호 세력을 만나기 힘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차파트너스는 꾸준히 자사주 소각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등 안건을 중심으로 주주 행동을 전개해 오기는 했지만, 모두 비교적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비주류다. 대기업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기회가 필요하다.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주의펀드들의 활동이 앞으로 훨씬 강화될 것"이라며 "분위기가 행동주의펀드들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분율로 보면 박 전 상무 측(10.88%)의 승리가 쉽지 않겠지만(박찬구 회장 측 지분율은 15.89%), 자사주 소각이 확실한 주가 상승 요인처럼 여겨지는 만큼 주주들의 표심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본다"고 관측했다.


다만 금호석화 2021년 발표한 계획에 따라 ▲2021년 315억원 ▲2022년 1500억원▲ 2023년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주주 친화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차파트너스 쪽에서 언급하고 있는 자사주 대규모 소각은 단기적으로 주가를 띄우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석유화학 산업이 다운사이클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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