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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경 금호석화 사장, 경영 첫 해 씁쓸한 성적표
박민규 기자
2024.02.02 08:28:12
뚝심으로 밀어붙인 NB 라텍스 증설, 시장 의구심 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11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 (제공=금호석유화학)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지난해부터 금호석유화학의 지휘봉을 잡게 된 '오너 3세' 박준경 사장이 순탄치 않은 임기 초를 보내고 있다.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실적은 가파른 감소세를 지속했고, 박 사장이 뚝심으로 밀어붙였다는 NB 라텍스 생산 라인 증설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박사장이 NB 라텍스 생산 확대를 논의할 당시에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무리하게 증설을 밀어 부치면서 공급과잉의 부메랑을 맞고 있는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 실적 개선세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31일 금호석화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6조3223억원과 영업이익 3589억원이 잠정 집계됐다. 매출 경우 전년에 비해 20.7% 쪼그라드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68.7%로 가파른 낙폭을 보였다. 3589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인 데다 5년래 최저치다.


실적이 크게 쪼그라들면서 이익 체력도 크게 저하됐다. 영업 활동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능력은 6년 전으로 퇴보한 모양새다. 금호석화의 실적 발표 이후 이날까지 발간된 국내 증권사 보고서들을 취합한 결과 이 회사의 2023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5830억~612억원(평균 6025억원)으로 추정됐다. 


EBITDA 마진율은 9.2~9.8%(평균 9.5%)로 추산되며 2018년부터 이어진 두 자릿수 공식이 깨졌다. 평균치로 따져도 2017년(9.5%) 이후 6년 만의 최저 기록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연간 EBITDA 마진율 추이는 2014년 7.6%, 2015년 8.6%, 2016년 9.1%, 2017년 9.5%, 2018년 13.7%, 2019년 11.5%, 2020년 19.2%, 2021년 30.9%, 2022년 15.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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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측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실적 감소세가 지속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NB 라텍스 수익 급감으로 간판 사업인 합성 고무의 수익성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다른 주력 사업들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모습이다. 합성 수지 사업은 지난해 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매출액 감소세를 기록했고, 연간으로는 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페놀 유도체 사업 경우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연간 매출을 창출했음에도 영업이익은 28억원에 그쳤다. 매출 비중은 가장 낮은 기능성 합성 고무(EPDM) 및 친환경 고무(TPV) 사업의 영업이익이 864억원으로, 합성 수지와 페놀 유도체의 영업이익 합계를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의 경우 업황이 악화되면서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2년 차인 올해도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오너3세인 박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 사장 주도로 진행된 NB 라텍스 생산 증설의 경우 박 사장의 올바른 투자 결정이 있었다면 금호석화의 이익 체력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금호석화는 박 사장의 주도로 2021년 6월 NB 라텍스 생산 라인 추가를 결정, 현재 2765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2021년 자본적 지출(CAPEX)을 전년의 2배인 3500억원대로 늘렸고, 2022년부터 4000억원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NB 라텍스의 시황 부진이 2년 넘게 계속되고 있으며, 시황 개선 요인은 아직 부재한다는 점이다. NB 라텍스 경우 코로나19 시기 위생용 장갑 수요가 폭증할 때에는 특수를 누렸지만, 현재는 수요가 이전만 못한 소재다. 여기에 NB 라텍스 활황 당시 LG화학을 비롯한 국내외 다수 화학사들이 생산에 뛰어들면서 공급 과잉까지 맞물린 상황이다.


실제 NB 라텍스의 톤당 가격은 2021년 2000달러대로 치솟았으나 현재 1000달러를 한참 밑돌고 있다. 수출가는 지난해 톤당 7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며 역사적 저점을 기록했다. 이는 10년래 최저치이기도 하다.


NB 라텍스 수출 지표 추이 (제공=KB증권)

NB 라텍스의 용처는 현재 니트릴 장갑 하나 뿐인데, 수요처 발굴도 쉽지 않아 고객 다변화가 힘들다. 금호석유화학은 물론 LG화학도 현재로서는 NB 라텍스 용처 확대에 대한 구상이 딱히 없다는 전언이다. 세계 니트릴 장갑 업계 1~3위를 석권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주요 고객들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있어, NB 라텍스 업체들은 한정된 시장을 두고 지속 경쟁해야 하는 판국이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의 NB 라텍스 생산 능력 확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회사가 NB 라텍스 생산 확대를 논의할 당시에도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박 사장은 위생 관념 강화 등에 따라 기반 수요 자체가 늘어난 것으로 봤다. 즉, '반짝 호황'이 아니라 장기 성장세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급 과잉 완화만 해도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증설 물량이 소화되려면 7~8년은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NB 라텍스 공급 과잉과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등으로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2022년 NB 라텍스 신규 생산 라인 완공 시점을 4개월 늦추는 쪽으로 투자 계획을 한 차례 수정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예정대로 증설을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중 23만6000톤 규모의 NB 라텍스 공장 증설을 완료하면, 금호석유화학의 NB 라텍스 생산 능력은 총 71만톤으로 늘어난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NB 라텍스 수요가 230만~240만톤인데, 지난해 3분기에 LG화학 등의 증설 물량이 약 20만톤 들어온 상황"이라며 "금호석유화학의 증설 물량도 20만톤 이상으로, 유입 시 시장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 심화로 최근 증설이 줄기는 했지만,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신규 설비 가동을 개시하더라도 가동률을 한껏 끌어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미 공급 포화 상태인 시장에서는 가동률 조정이 불가피하며, '개점 휴업'을 각오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 입장에서는 증설을 포기하면 본인의 투자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을 시인하는 셈이기 때문에 증설을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업황이 악화되고 NB라텍스는 공급 과잉으로 수익을 내기 여러운 상황이 오면서 박 사장 역시 진퇴양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호석화는 NB 라텍스 업계 최대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판매 전략을 세우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큰 폭의 수익성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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