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ETF(상장지수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핵심 사업인 동시에 중요한 성장 엔진이다. 더불어 고객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만나는 중요한 고리라고도 할 수 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17일 딜사이트와 인터뷰에서 ETF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ETF는 비교 지수의 성과 추적이 목표인 인덱스 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소비자의 주식계좌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펀드 상품을 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자산운용과 시장점유율 격차도 2020년 26.3%포인트에서 2023년 3.66%포인트로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전체 사업에서 ETF 비중도 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AUM)은 15일 기준 45조원 규모에 이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합친 순자산총액 규모가 134조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가량을 ETF가 차지한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목표로 하는 점을 고려하면 ETF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해외 계열사인 글로벌X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ETF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렇게 운용 중인 ETF 관련 순자산총액만 130조원 규모로 세계 12위 수준에 이른다. 

이 본부장은 글로벌 ETF 사업과 국내 사업의 시너지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해외 계열사가 먼저 개발해 상품성을 검증한 ETF 상품을 국내에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신종 상품 개발에 해외 계열사의 경험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사업이 빠르게 성장한 데는 2023년에 불었던 ETF 열풍의 영향도 컸다. 국내 ETF 시장은 2023년에만 전체 순자산총액 기준 73조원대에서 121조원대로 50% 이상 성장했다. 

존속만기 채권형 ETF와 금리형 ETF 상품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면서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매달 분배금을 주는 월배당 ETF 역시 안정적 투자를 지향하는 사람 및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테마형 ETF 중에서는 2차전지와 반도체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 본부장은 "존속만기 채권형 ETF와 금리형 ETF는 일정 부분 고정 수익을 주는 자산이라는 점과 고금리 환경에서 적합한 상품이라는 점이 투자자의 주목을 끌었다"며 "월배당 ETF는 제2의 월급이라는 개념으로 관심을 받았고 핵심 성장 테마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여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2024년 ETF 시장은 2023년만큼 폭발적이진 않더라도 안정적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이 본부장은 전망했다. 더불어 자산운용사들 사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ETF 상품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운용사 간 상품 차별화도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2024년 상반기에 커버드콜 ETF가 다수 출시될 것"이라며 "2023년 커버드콜 ETF가 주목을 받았는데 상품의 수 측면에서 아직 미비한 부분이 있어 앞으로 많은 상품이 나올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그 기초자산의 콜옵션(특정 기초자산을 미래에 특정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을 말한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커버드콜 전략으로 투자해 월배당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인 경우가 많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면서 월배당 ETF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16일에 상장된 'TIGER 미국테크TOP10+10%프리미엄' ETF의 경우 미국 나스닥100 지수 내 상위 10개 기업인 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면서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해 안정성을 추구하는 방식의 상품이다. 

이 본부장은 "투자자에게 혁신성장 테마를 누구보다 먼저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월배당 ETF 라인업도 더욱 강화하면서 기초자산 다양화와 옵션 투자 전략의 고도화를 진행해 차별화된 ETF를 투자자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레버리지 ETF 투자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레버리지 ETF는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해 기초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고수익 고위험 ETF 상품을 말한다. 현재 개인이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려면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온라인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더불어 예탁금 1000만원이 계좌에 들어있어야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국내에 레버리지 ETF가 도입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고 많은 투자자가 투자 커뮤니티 등을 통해 레버리지 ETF를 접하고 있다"며 "해외 상장 ETF와 역차별 해소라는 관점에서 레버리지 ETF 관련 규제도 해소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