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각자대표가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선두 삼성자산운용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대표는 최근 최창훈 대표와 함께 미래에셋자산운용 각자대표를 맡게 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브랜드 'TIGER'가 삼성자산운용의 'KODEX'를 바짝 추격하는 상황을 고려한 인사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은 11월 기준으로 전체 순자산가치 총액 121조42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82조593억원 대비 48% 성장하면서 120조원선을 넘어섰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2조9134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5246억원 대비 15.4%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운용부문 총괄대표인 이 대표가 최근 기존 대표였던 최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면서 관련 상품 운용에서 공을 세운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1969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보람은행에 들어갔다가 1994년 대우증권으로 자리를 옮겼고 메리츠증권을 거쳐 2002년 미래에셋투자신탁운용 금융공학본부장으로 그룹에 합류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영국법인 CEO, 미국법인 CIO(최고투자책임자), 브라질법인 CIO 등을 역임한 해외 전문가다. 더불어 TIGER ETF의 성장을 이끌어낸 인사로 평가된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지난 10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전체 ETF 상품의 순자산가치 총액은 11월 기준 45조5478억원으로 점유율 37.5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업계 선두인 삼성자산운용을 살펴보면 순자산가치 총액 49조6765억원, 점유율 40.91%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격차는 순자산가치 총액 기준 4조1287억원, 점유율 기준 3.4%포인트다. 2020년 기준 10%포인트 정도였던 두 기업의 점유율 격차가 3년 만에 5%포인트 밑으로 좁혀졌다. 

특히 개인 투자자의 선호가 높은 주식형 ETF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강점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주식형 ETF 순자산가치 20조원대를 유지하면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 종목 803개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보유금액(AUM)은 26조원으로 집계됐다. 개중 TIGER ETF의 AUM이 12조3479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점유율로 계산하면 47.5%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대표는 향후 채권형, 금리형, 인컴형, 액티브형 등 다양한 ETF 영역에서 더욱 많은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형의 경우 9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가 국내 전체 ETF 중 순자산가치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둔 바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이 대표는 운용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보유한 운용전문가"라며 "주식과 채권 운용뿐 아니라 TIGER ETF가 국내 대표 ETF 브랜드로 발전하는 데 공을 세운 일등 공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