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태영그룹이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인제스피디움 사업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 중 일부를 최근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건설이 PF 대출 관련 우발부채 부담을 이기지 못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연대보증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태와이홀딩스는 연대보증 채무인 태영건설 보증 유동화증권 중 리테일 판매분 상환목적으로 투입한 자금을 전자단기사채 상환 및 사무사채 재발행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금은 태영그룹에서 지속적으로 태영건설의 우발채무 상환에 사용한 것으로 주장해왔던 890억원의 일부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제스피디움제이차유동화'와 '케이아이에스인제제일차'는 두 회사에서 발행한 140억원 한도의 유동화증권을 최근 매입·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두 회사가 발행한 유동화증권의 만기는 2월 중순부터 말일 사이로 예정돼 있지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본격화되면서 보증제공처인 티와이홀딩스가 선제적으로 채무를 인수했다. 이번에 발행대금 상환을 완료해 관련 유동화증권은 소각 처리됐다.

인제스피디움제이차유동화에서 지난해 11월17일 발행한 90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은 만기가 2월16일까지다. 차주 인제스피디움에서 '인제 오토테마파크 관광지조성 민간투자사업' 관련 운영비를 확보하기 위해 발행한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것이다.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가 자금보충 및 채무인수 의무를 지면서 보증을 제공했고 발행 주관은 한국투자증권에서 맡았다.

케이아이에스인제제일차는 두 건(제39회차, 제40회차)의 유동화증권을 지난해 11월 17일과 29일 각각 발행했다. 만기는 오는 2월 17일과 29일로 발행금액은 각각 42억원, 8억원이다. 차주와 신용보강회사, 발행주관사는 인제스피디움제이차유동화와 동일하다.

인제 오토테마파크 관광지조성 민간투자사업은 국제 자동차 경주장, 호텔, 콘도, 카트 경기장 등으로 구성된 관광시설을 조성해 운영하는 사업이다. 조성한 시설을 준공 후 30년 동안 사업 주체인 인제스피디움이 운영한 뒤 인제군에 귀속하는 BOT(BuildOwn-Transfer) 방식으로 추진했으며, 2022년 말 기준 인제스피디움의 최대주주는 태영건설(100%)이다.

2009년 인제스피디움은 설립 당시 태영건설(29.4%), 포스코ICT(12.6%), 코리아레이싱페스티발(8%) 등이 투자했다. 하지만 이후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하며 매년 영업손실이 이어졌고 이를 메우기 위해 태영건설의 유상증자가 빈번히 이어졌다.

티와이홀딩스는 2020년 9월 태영건설과 분할 신설하면서 자금보충 및 채무인수 의무를 공동으로 지게 됐다. 이번 채무 인수는 이에 따른 연대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PF 우발부채 관리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전후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최근엔 분양률 17%를 기록한 구미 꽃동산(구미 그랑포레 데시앙) 사업장의 연대보증 채무인 자금보충 500억원을 실행했다. 이 사업은 구미시 도량동 일대 69만㎡를 공원과 공동주택으로 개발하는 도급액 7115억원 규모의 사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분양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태영그룹 관계자는 "인제스피디움 관련 사모사채 일부를 티와이홀딩스가 인수했다"며 "회사가 이를 손실로 반영할 것인지는 추후 회계감사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