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메타버스 개발기업 원유니버스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준비에 들어갔다. 꾸준한 외부투자 유치와 인수합병(M&A)으로 기업가치를 높여온 점에서 증시 상장 기대감을 키운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와이제이엠게임즈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유니버스는 지난 9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심청구서를 제출했다. 공모예정 주식 수는 100만주로 전량 신주모집이다. 한국거래소는 예심 청구서 접수 뒤 45영업일 내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심사 결과를 받아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원유니버스는 지난 2011년 넥슨 출신 민용재 대표가 설립한 와이제이엠엔터테인먼트의 후신이다. 설립 초기 모바일게임 개발·퍼블리싱(공급) 사업을 영위, 넷마블에게 15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2017년 사명을 두 차례 변경(와이제이엠브이알→원이멀스)한 뒤 가상현실(VR) 콘텐츠 사업에 힘 실었다.
원이멀스 시절인 2018년에는 자체 개발한 VR 게임 8종을 출시하는 성과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넷마블, 에쓰비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한 1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유치를 완료했다. 이듬해에는 플랫폼성장컨소시엄 등에게 후속 투자(120억원)를 받았고 지난해 그래픽 제작사 봄버스, 웹3 전문 개발사 유니플로우를 합병하며 현재 사명·사업 구조를 완성했다.
시장에서는 원유니버스의 기업가치가 2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10월 최종 투자단계에서 인정받은 몸값이 1943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당시 원유니버스는 두 차례에 걸쳐 기관투자가에게 보통주 21만7319주를 발행, 50억원을 확보했다. 1주당 가치는 2만3010원이었다.
지속적인 외부자금 수혈과 M&A에 힘입어 원유니버스의 외형과 실적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몸값 기대를 키운다. 원유니버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0% 증가했다. 영업손실 폭도 10억원에서 99억원으로 확대했으나 인건비, 외주 용역비 등 인력 확충에 따른 비용인 만큼, 악영향은 적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원유니버스 최대주주(18%)인 와이제이엠게임즈가 경영난을 극복하는 데 애먹고 있다는 점이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진동모터 제조와 게임 제작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사업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최근 3년(2020~2022년) 연속 연결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18억원을 거두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예심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경영·재무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가 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 후 보유 지분을 대거 매각할 시 새내기 기업의 경영도 단기간에 흔들릴 수 있어서다. 보호예수 등 단기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주가 흐름도 신경써야 하는 거래소로서는 부담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IB업계 관계자는 "와이제이엠게임즈의 경우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었으나 사업 정리로 한차례 고비를 넘겼다"며 "최대주주 경영 불안이 원유니버스의 장기적인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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