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코스메카코리아가 언제쯤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할지 관심이 쏠린다. 조임래 회장 장남이 작년 코스메카코리아 사내이사로 처음 이름을 올린 데다 올해 들어선 다수의 자회사에서 임원을 겸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1999년 조임래·박은희 공동대표가 설립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로 2017년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해 운영해오고 있다. 두 대표는 부부 사이로 슬하에 두 형제(장남 조현석·차남 조현철)를 두고 있다. 장남은 코스메카코리아, 차남은 잉글우드랩 경영에 직접 참여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상태다.

2세들이 이 회사 경영에 참여한 건 2010년부터다. 먼저 장남 조현석 코스메카코리아 전무는 1981년생으로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MBA)를 졸업한 뒤 2010년 자회사 엔돌핀코스메틱에 입사했다. 이후 2013년 코스메카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한국법인 부공장장, 경영기획실 부실장, 경영지원사업부 부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작년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면서 처음 등기임원에 올랐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향후 조임래 회장 부부가 장남을 중심으로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남의 경우 2010년 동우화인켐 선임연구원, 2013년 코스메카코리아 부장을 거쳤다. 이후 2018년 인수한 미국 화장품 제조업체 잉글우드랩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0년 잉글우드랩·잉글우드랩코리아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지금껏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조 전무가 올 들어 다수의 자회사에 등기임원으로 올랐단 점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조 전무는 3개(잉글우드랩코리아 사내이사, 잉글우드랩 기타비상무이사, 에스피뷰티글로벌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기준 코스메카 소주·차이나·포산 등 3개 중국법인의 이사까지 추가적으로 겸하게 된 상태다.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 이사 등을 겸직할 경우 이들 회사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것은 물론 임원직에 걸맞는 급여를 수령할 수 있다. 이에 시장에선 조 전무가 주요 자회사 경영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승계 자금 마련에 들어간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코스메카코리아가 단기간 내 승계에 나서진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조임래 회장이 이제 막 70대에 접어든 까닭에 승계가 시급하지 않은 데다 조 전무가 보유한 코스메카코리아 지분이 당장 경영권을 이어받기엔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코스메카코리아의 최대주주는 25.2%의 지분을 보유한 박은희 대표다. 이어 조임래 회장이 7.7%, 조현석 전무가 3.0%, 조현철 잉글우드랩 대표가 3.0%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코스메카코리아는 10년전부터 천천히 승계 준비를 해왔다"며 "최근 오너 2세가 모회사 사내이사와 다수의 자회사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승계 시점이 가까워졌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조 전무의 지분이 너무 낮기 때문에 먼저 경영권을 넘긴 뒤 재원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조 회장이 올해 70세지만 나이, 건강 모두 고려할 때 경영에서 물러날 만한 시기는 아니다"며 "어느 정도 지분 확보가 이뤄진 뒤 승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승계와 관련해선 구체적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