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썰렁합니다. 공사를 마치고 입주를 시작했는데 사람이 없어서 큰일이에요."

경기도 고양시 향동지구 인근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중개사가 한 말이다.

현재 경기도 고양시 향동지구는 변화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와 대규모 지식산업센터가 공급되는 등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앞두고 있다.

24일 방문한 향동지구는 역변의 과정 속에 있는 모습을 증명하듯 분주했다. 아파트 단지뿐 아니라 지식산업센터 공급을 위한 공사장에는 작업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 7월 준공한 'GL 메트로시티 향동'은 주변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GL 메트로시티 향동은 경기도 고양시 향동지구 도시지원시설용지 5블록에 자리한 지식산업센터다. 연면적 19만4813㎡에 지하 4층~지상 14층 지식산업센터 531실과 섹션오피스 60실, 업무시설 14실, 근린생활시설 29실 등으로 구성했다.

GL 메트로시티 향동은 2021년 4월 분양했다. 분양 당시만 해도 완판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지만, 2년 만에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준공 후 한창 입주를 시작할 시기이지만, 인근에 다니는 사람 대부분은 주변 공사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공인중개소 직원일 정도로 한산했다. 도로에 노출된 상가에 다수의 공인중개소가 자리 잡은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었다. 상가 외부에는 '임대 문의'라는 전단지가 덕지덕지 붙여져 있을 정도였다.

실제 입주율도 저조하다는 설명이다. GL 메트로시티 향동 인근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GL 메트로시티 향동은 향동지구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지식산업센터지인 만큼 분양을 시작하자마자 완판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며 "준공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실제 입주한 곳은 25%에 불과할 정도로 썰렁하다"고 말했다.

입주율이 저조한 만큼 임대료도 저렴해졌다.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초 GL 메트로시티 향동 임대료 시세는 3.3㎡(평)당 3만8000원에서 많이 부르는 곳은 4만원까지 불렀다"며 "지금은 월 임대료가 2만5000원 수준까지 내려왔으며 층이 높은 곳은 2만2000원까지 가능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임대료가 과거에 비해 1만원 이상 저렴해졌지만, 찾는 사람은 여전히 적다는 설명이다.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입주율도 낮은 편이고 임대료도 처음과 비교하면 많이 저렴해졌지만 여전히 문의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GL 메트로시티 향동 입주율이 악화일로를 걷는 데에는 공급 과잉 여파가 크다. 향동지구에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는 총 6곳에 달한다. GL 메트로시티 향동 이외에도 'DMC 플렉스 데시앙'과 '현대테라타워 DMC' 등 지식산업센터가 공사를 진행 중이다.

C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향동지구에는 GL 메트로시티 향동 이외에도 다수의 대규모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라며 "현재 공사 중인 지식산업센터는 2024년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으로 공급 과잉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GL 메트로시티 향동의 입주율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다 보니 이탈자도 발생하고 있다. C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상황도 나쁜 편인데 앞으로 상황이 지금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수분양자들 중에선 계약금을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