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이스트소프트의 금융 계열사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이 증시 부진 여파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2017년부터 회사를 이끈 '장수 CEO'인 김기태 엑스포넨셜자산운용 대표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다만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이 자사 펀드 대상 자기자본 투자에서 거둔 성과 등으로 영업수지와 순손익이 증가세로 돌아선 점은 김 대표에게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펀드 운용보수 줄면서 매출 직격탄

28일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이하 엑스포넨셜) 금융투자업자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엑스포넨셜은 올해 2분기 기준 매출 11억원, 영업이익 5억원, 순이익 5억원을 각각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7%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5%씩 각각 늘어났다.

엑스포넨셜은 2017년 3월에 설립된 AI 퀀트 전문 자산운용사다. 2018년부터 이스트소프트의 인공지능(AI) 전문조직인 'AI플러스랩'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펀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매출이 줄어든 데는 펀드 운용보수 감소 영향이 컸다. 엑스포넨셜은 2023년 2분기 펀드 운용보수로 5억원을 벌었다. 전년 동기 12억원과 비교해 58.3% 감소했다. 보통 펀드 운용보수는 펀드 설정 잔액과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엑스포넨셜의 올해 2분기 펀드 설정 잔액은 803억원으로 전년 동기 1171억원 대비 31.4% 줄었다. 같은 기간 운용하고 있던 펀드 수는 35개에서 34개로 감소했다. 기존에 운용하던 '엑스포넨셜 EV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 매각 등이 반영됐다.

2022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증시가 주춤하면서 엑스포넨셜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풀이된다.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의 펀드 설정 잔액은 2021년 말 123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들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 고유계정 투자 손실 감소는 위안

다만 엑스포넨셜의 2분기 영업비용은 5억원으로 전년 동기 12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자사 펀드에 자기자본을 투자했다가 본 고유계정 투자 손실을 가리키는 증권투자 및 처분손실이 2022년 2분기에는 5억원을 넘어섰는데 2023년 2분기에는 1억원 정도에 머문 영향이 컸다. 엑스포넨셜이 자기자본으로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고 환매한 금액이 2022년 2분기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영업비용이 줄어들면서 영업수지와 순손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엑스포넨셜이 자사 펀드에 자기자본을 투자해 얻은 고유계정 투자 이익을 가리키는 증권투자 및 처분이익은 2분기 기준 2억원이었다. 2023년 2분기에는 자사 펀드에 자기자본을 투자해 얻은 이익이 손실보다 많았다. 엑스포넨셜의 2022년 2분기 기준 증권투자 및 처분이익은 3억원이었다.

재무제표상 증권투자 및 처분이익과 증권투자 및 처분손실은 별도 항목으로 집계된다. 다만 임의로 두 항목을 합쳐 증권투자 및 처분손익을 계산한 수치를 살펴본다면 2022년 2분기에는 마이너스(-) 2억원 정도였는데 2023년 2분기에는 플러스(+) 1억원으로 바뀌었다. 즉 엑스포넨셜이 2022년 2분기에는 자사 펀드에 자기자본을 투자해 얻은 이익이 손실보다 적었다. 그런데 2023년 2분기에는 손실보다 이익이 많았다고 풀이할 수 있다. 

엑스포넨셜에서 운용하는 주요 펀드인 '엑스포넨셜 리츠인컴 제1호'가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 4억원, 순이익 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펀드는 2022년 상반기에는 매출 2000만원 규모를 거두고 순손실 1900만원 규모를 봤는데 1년 만에 실적 호전을 보였다.

올해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엑스포넨셜이 2023년 연간 기준으로 순이익 흑자전환 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볼 수 있다. 엑스포넨셜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5억원을 보면서 적자전환했다. 

◆ 김기태, 회사 실적 호전 이끌기 숙제

이 회사를 이끄는 김기태 대표는 1979년생으로 우리은행 증권운용부과 산은자산운용을 거쳐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기금운용본부 재간접펀드 PM을, 파이어니어인베스터스 헤지펀드본부에서 이사 겸 PM을 각각 역임했다. 그 뒤 이스트소프트 TF팀 이사로 재임했다.

김 대표는 창립 초기인 2017년 4월부터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을 이끌면서 회사 성장을 뒷받침해 왔다. 현재는 2022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업수지와 순손익 개선세를 유지하면서 핵심 수익원인 펀드 운용보수를 다시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엑스포넨셜은 상반기에 '엑스포넨셜 공모주 코넥스하이일드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 '엑스포넨셜 알파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 등 신규 펀드를 꾸렸다. 이를 바탕으로 실적 반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엑스포넨셜자산운용은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두 사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그 뒤 2022년 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 인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