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지난 4월 인천광역시 검단신도시에서 공사 중이던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철근 누락으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건설업계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고 이후 건설업계에는 많은 일이 발생했다. 국토교통부가 앞장서서 대응에 나섰고 공사 중인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사례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시공사에 대한 처분 논의까지 일사천리로 이어지고 있다.

붕괴사고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개혁도 예고됐다. 철근누락 아파트 단지 사태로 LH의 부실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특히 설계 및 감리 업쳋 선정 과정에서 전관예우 정황이 포착된 이후 LH는 수차례 압수수색까지 받게 됐다.

현재 국토부 주도로 LH 개혁이 진행 중이다. 공공주택 공급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전관예우 문제가 불거진 설계 및 감리업무뿐 아니라 LH가 담당하고 있는 다양한 업무들을 이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향후 공급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LH는 국내 최대 발주처로 꼽힌다. LH 개혁으로 인해 다양한 업무가 마비되며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일례로 붕괴사고 이후 LH의 설계 및 감리 업무가 중단되며 신규 공사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LH의 업무 마비는 더욱 치명적이다. 2021년 부동산 시장은 많은 수요자가 유입되며 분양만 하면 완판 행진을 이어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미분양 리스크가 높아졌고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건설사는 분양 일정을 연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공급부족이 가져올 문제를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집값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저금리 기조와 함께 공급부족 문제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결과 과거 부자세금으로 불리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되는 9억원대 집은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이 됐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는 격언이 있다. 당장의 마땅찮은 것을 없앨 마음만 앞서 그것이 초래할 위험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붕괴사고 이후 불거진 문제는 당연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다. 하지만,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공급문제를 뒤로 한다는 것은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다. 미래 집값 상승으로 고통받을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린 실효성 있는 대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