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ETF(상장지수펀드) 본고장인 미국에서 ETF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금융의 허브인 미국 뉴욕에 거점을 마련한 지 8년만이다. 현지 ETF 운용사인 앰플리파이(Amplify)와의 공조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앰플리파이는 이달 2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앰플리파이 삼성 SOFR ETF(Amplify Samsung SOFR ETF)'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ETF는 실시간 무위험 지표금리인 SOFR(소퍼)를 테마로 한다. SOFR는 지난 2012년 영국 은행들간의 담합으로 LIBOR(리보) 금리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대안금리로 급부상했다. 올해 4월에는 삼성자산운용이 'KODEX 미국달러SOFR 금리액티브 ETF'를 선보이면서 국내에도 SOFR 투자 길이 열렸다.

업계에선 현지 서류 심사기간을 고려했을 때, 이르면 오는 11월께 해당 ETF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이 이뤄질 걸로 보고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삼성'의 이름이 새겨진 ETF를 미국에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자산운용이 미국에 교두보를 마련한 건 지난 2015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모기업(100%)인 삼성생명의 뉴욕법인을 인수해 현지 거점(Samsung Asset Management New York)을 마련했다. 이후 뉴욕법인은 주로 삼성생명을 비롯한 국내외 대형 보험사와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을 일임 받아 운용했다. 또 앰플리파이 투자 주체인 '삼성자산운용 미국 홀딩스'(Samsung Asset Managemnet U.S Holdings. Inc)의 관리도 담당한다. 앰플리파이 투자는 삼성자산운용(100%)→ 삼성자산운용 미국 홀딩스(20%)→ 앰플리파이로 이어지는 구조다.  

지난해부터는 ETF로 영역을 넓혀 'KODEX 미국종합채권SRI'의 위탁운용도 맡았다. 제한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ETF 데뷔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직접 운용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앰플리파이 삼성 SOFR ETF는 삼성자산운용 뉴욕법인이 운용을 도맡는다. 이를 제외한 투자 감독, 수탁, 사무관리 등 모든 업무는 파트너사인 앰플리파이가 전담한다. 이번 상장 절차 역시 앰플리파이 주도로 이뤄졌다. 앰플리파이와의 공조가 미국 ETF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된 셈이다.

앰플리파이는 블록체인(BLOK), 온라인리테일(IBUY), 고배당인컴(DIVO) 등의 히트상품으로 명성을 쌓은 미국의 ETF 운용사다. 5조원 가량의 운용자산으로 현지에서는 30위권대에 랭크돼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앰플리파이를 ETF 원조국인 미국 공략에 나설 파트너사로 낙점하고 지난해 4월 지분 투자(20%)를 단행했다. 이로부터 다섯달 뒤, 첫 합작품인 'KODEX 미국 배당프리미엄 액티브 ETF'를 국내에 상장시켰다. 상장 시점에 맞춰 앰플리파이 수장인 크리스티안 마군(Christian Magoon) CEO가 방한하며 돈독한 친분을 과시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은 KODEX20주년 간담회 등을 통해 미국 ETF 직상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만큼 현지 ETF 진출이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다"며 "상품명에도 적시된 'SAMSUNG'이란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ETF 본고장인 미국에서 'K-ETF'의 위상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