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롯데렌탈의 순이익이 2년 연속 역성장할 가능성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회사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쏘카의 주식을 시세보다 3배 이상 비싼 가격에 추가 취득하면서 대규모 지분평가손실이 불가피해진 까닭이다.

롯데렌탈은 내달 22일 쏘카 주식 105만2000주를 총 475억원에 취득할 예정이다. 이는 쏘카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인 에스오피오오엔지가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롯데렌탈은 작년 3월 쏘카 지분 11.79%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는데, 당시 계약서엔 주요 주주가 원할 경우 보호예수기간 만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최대 5%의 주식을 사준단 내용이 담겼었다.

시장에선 최대주주가 풋옵션을 행사한 배경으로 쏘카의 부진한 주가 흐름을 꼽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인 쏘카 현 주가가 비상장사일 때보다 낮게 형성됐단 점에서 빨리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 이득이란 이유에서다. 추후 6개월 이내에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단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롯데렌탈은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주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단 것이다.

롯데렌탈이 사들이는 쏘카 주식의 주당 가격은 4만5172원이다. 작년 딜에서 책정된 금액과 동일하다.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이 20~30%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이 시기 쏘카의 주당 가치는 3만원대 초중반이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쏘카가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며 책정된 공모가는 이를 하회하는 2만8000원이었고, 현재는 1만4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에스오피오오엔지가 보호예수 종료 당일(22일)에 해당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미뤄볼 때 최대한 빨리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섰단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이번 주식 취득으로 롯데렌탈의 연간 순이익이 2년 연속 쪼그라들 수 있단 점이다. 쏘카 주식을 인수하는데 쓰인 비용보다 시장에서 인정하는 주식가치가 떨어지는 터라 평가손실이 반영될 수밖에 없고, 결국 순이익을 갉아먹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롯데렌탈은 쏘카 주식을 처음 확보한 작년에 175억원의 비경상적 손실이 발생했고, 그 결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22.2%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116억원의 가외비용이 반영되며 순이익이 소폭 줄었다.

23일 종가(1만4150원) 기준 롯데렌탈이 인수하는 주식 가치는 149억원 상당에 불과하며, 실 거래대금과 비교할 때 326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아가 에스오피오오엔지가 2차 풋옵션마저 행사한다면 롯데렌탈의 평가손실폭은 더욱 커지게 된다. 에스오피오오엔지는 내년 2월까지 나머지 옵션 물량을 롯데렌탈로 떠넘길 수 있다. 1, 2차 옵션 물량을 모두 고려한 회사의 지분 평가손실은 약 480억원 상당이다. 쏘카 주가가 더욱 떨어진다면 롯데렌탈이 입는 손실 규모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롯데렌탈 관계자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잔여 지분에 대한 2차 풋옵션 행사가 예상되고, 이 경우 지분율은 최대 16.49%가 될 전망"이라며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롯데렌탈은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쏘카에 대한 지분 투자를 실시했다. 카셰어링 자회사인 그린카를 보유 중인 만큼 업계 1위인 쏘카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강화하겠단 전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