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SK네트웍스가 올 상반기 '깜짝 실적'을 거두고도 웃지 못 할 상황에 처했다. 금리부담으로 인해 현금창출력 향상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11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SK네트웍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17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5.4% 늘어나며 11년 만에 1000억원대 이익을 회복했다. 하지만 동 기간 순이익은 556억원에서 152억원으로 72.6% 급감했고 순이익률은 0.3%에 그쳤다. 영업단 까지는 어닝 서프라이즈급 성적표를 받고도 정작 손에 돈은 쥐지 못한 것이다.

이는 작년 상반기 중 스피드메이트 내 윤활유 판매부서 매각 등에 따른 일회성이익(450억원) 소거와 함께 늘어난 부채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네트웍스의 금융손익은 작년 상반기 마이너스(-)407억원에서 올 들어 -823억원으로 배 이상 악화됐다. 올 6월말 총차입금(장단기 부채+리스부채)이 5조979억원으로 전년 동 시점보다 7.4% 늘어난 여파였다.

금리 인상도 금융비용 확대에 한몫했다. 작년 상반기 말 기준 SK네트웍스의 회사채 및 은행대출 금리는 1.45%~4.07% 수준이었지만 1년 새 기준금리가 1.75%에서 3.5%로 상승함에 따라 최근 발행한 회사채 금리는 모두 4%를 넘어섰다. 아울러 올 들어 발행한 기업어음(CP)의 경우에는 금리가 7.75%까지 치솟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은 SK네트웍스가 보유 현금(올 6월말 기준 7398억원)으로 부채해소에 나설지를 관심사로 꼽고 있다. 구체적으론 고리 CP를 포함해 내년 4월 만기가 도래하는 총 3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 여부다. 해당 사채는 금리가 각각 1.54%, 2.08%에 그치는 만큼 차환할 경우 금리부담이 더 확대된다는 점에서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주력 자회사인 SK렌터카가 사업구조상 다량의 부채를 안고 있는 만큼 SK네트웍스의 총부채가 급격히 줄어들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회사는 과거부터 주요소 등 비주력사업을 잇따라 매각하고 있음에도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년 대비 금리부담이 높아진 만큼 스타트업 지분 출자 등 투자 보다는 재무안전성을 먼저 챙길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측은 차입 축소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현재 부채규모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란 입장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가 어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만기도래 회사채 상환을 포함한 차입금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며 "총차입금에는 자회사 SK렌터카 등에 잡혀 있는 리스부채 등 영업자산도 포함돼 있는 개념인 터라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은 단순 수치보다는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은 SK네트웍스가 현재의 신용도(AA- '안정적)를 유지, 금리 인상분을 최소화할 수 있단 점은 긍정적이란 반응도 보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SK네트웍스의 신용도 하향(AA- '부정적) 요인에 '상각전이익(EBITDA)대비 순차입금 6배 이하'를 제시했는데 올 1분기 기준 해당 수치는 4.2배로 집계됐다. 

한기평 관계자는 "유의미한 재무건전성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SK렌터카와 SK매직 등 자회사의 렌탈사업이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면서 수익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며 "추후에는 영업현금흐름 창출 및 렌탈자산 투자 제어를 통한 차입부담 완화 여부가 신용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