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올해 창사 첫 배당을 실시한 SK렌터카가 모기업 SK네트웍스의 든든한 자금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렌터카가 매년 두 자릿수 실적 성장률을 기록 중인 데다 빠른 속도로 잉여금을 쌓고 있단 이유에서다. 시장에선 SK렌터카가 당분간 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 중인 모기업의 현금 곳간을 채우는 데 일조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SK렌터카는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2022년도 실적에 대한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50원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회사가 배당을 실시한 것은 2012년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총배당금은 68억원 규모인데, 이 중 52억원가량이 지분 72.95%를 보유한 SK네트웍스로 유입됐다.

SK렌터카가 첫 배당을 결정할 수 있었던 배경으론 호실적이 꼽힌다. 회사는 연결기준 지난해 말 1조2465억원의 매출과 9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전년보다 각각 20.2%, 20.3%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도 0.7% 늘어난 207억원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2019년부터 누적 잉여금이 가파르게 불어난 점도 배당 결정에 주효했다. 지난 4년간 SK렌터카의 연평균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연결기준)은 25%, 34.1%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이익잉여금은 ▲2019년 1893억원▲2020년 2062억원 ▲2021년 2265억원 ▲2022년 2494억원으로 매년 9% 이상씩 증가했다.

업계에선 SK렌터카 배당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모기업 SK네트웍스가 활발한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는 만큼 SK네트웍스 곳간을 채워줄 안정적인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2020년 말부터 사업형 투자회사로 본격적인 체질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집행한 투자 내역을 종합하면 총 20여건 21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초기단계(창업 후 초기 투자가 필요한 상태) 기업 투자를 시작한 시점이 2018년이었단 점을 감안하면, 매년 500억원 안팎을 집행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SK네트웍스가 자체 사업에만 의존하기엔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시각이 일각서 나오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 말 별도기준 매출이 6조6126억원으로 전년(8조1525억원)보다 18.9%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558억원)과 비교할 때 89.1%나 급감했다. 1조원이 넘었던 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투자 영향으로 35.7% 줄어든 7014억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자회사 SK렌터카의 배당은 액수로는 크지 않지만 SK네트웍스 자금 부담을 완화시킬 순 있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SK렌터카 관계자는 "배당 정책의 경우 의무 공시 사항이기 때문에 언급하기 힘들다"며 "추후 방향성이 구체화되면 공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렌터카의 신용등급 상향은 배당 여력을 확대할 수 있는 명분이 되는 분위기다. SK렌터카의 재무적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이에 배당을 증액할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회사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SK렌터카의 사업 안정성과 수익성이 양호하고 자본 적정성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며 'A+'로 일치된 등급을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