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하반기 소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신탁사업본부 일부 인력을 도시재생팀으로 전략 배치했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 5명 내외의 인력들이 도시재생본부로 둥지를 옮긴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토지신탁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한토신의 정비사업 수주가 계속 늘고 있어 과거부터 도시재생 인력 충원이 꾸준히 이뤄졌다"며 "정비사업 경력이 있는 전문가나 우수인력이 부족한 편이어서 희소성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말 한토신 전체 인력(정규직)은 178명이었으나 2021년 193명, 2022년 213명으로 지속 증가세다.

한토신이 이처럼 정비사업 수주를 늘리고 있는 것은 최근 재건축, 재개발 시장의 트랜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빈번한 조합 비리 사건과 전문성 부족, 사업 지연, 최근 둔촌주공 등 공사비 갈등까지 겪으면서 단순 조합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6월 정부가 신탁 방식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상태다. 이에 서울 여의도와 목동 노후 단지를 중심으로 관련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신탁사들이 조합을 찾아가 읍소하는 방식이었다면 요즘엔 설명회를 열어달라고 먼저 문의가 들어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1분기 기준 한토신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잔고는 2928억원이다. 전체 수주고 6094억원의 48%로, 각 사업유형 중 비중이 가장 높다. 일반 민간 차입형토지신탁은 31.8%(1937억원), 관리형토지신탁 및 비토지신탁 등은 15%(917억원) 수준이다. 

올해 1분기 신규수주의 경우 총 126억원으로 전체가 정비사업 수주액이다. 영등포1-11(818세대), 남양주 신우가든 소규모 재건축(149세대), 서울 중랑구 중화우성타운 재건축(223세대) 등을 수주했다. 한토신은 1분기 기준 사업시행자로 10건(6014세대), 사업대행자로 21건(2만8171세대)의 정비사업을 맡고 있다.

한토신은 2분기에도 수주 움직임이 활발했다. ▲목동10단지 재건축(4148세대) ▲마곡 신안빌라 재건축(400세대) ▲여의도 삼익아파트 재건축(618세대) ▲서대문 천연동 모아타운 재건축(800세대) 등에서 사업시행자 지정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여기에 지난달 송파 삼전동 다모아 모아타운(6000세대) 사업시행자 방식 추진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자사가 수주한 도시재생사업이 늘고 있어 관련 인력을 지속 보강하고 있다"며 "요즘 문제가 발생했던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은 거의 없어 대규모 조직개편에 대한 필요성은 적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