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주택브랜드 풍경채로 유명한 광주의 중견건설사 제일건설이 올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액 순위에서 17위를 기록하며 사상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제일건설은 그간 주택사업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을 이어와 어느덧 10대 건설사 진입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제일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51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조사 대상 건설사 중 17위이며 제일건설의 설립 이후 첫 10위권 대 진입 성적이다.

제일건설은 최근 10년간 꾸준히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높인 건설사로 유명하다. 매년 성장세도 높은 편이었다. 10년 전인 2013년 제일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25위로 지금보다 108단계나 낮았다. 그러다가 2014년 94위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100위권 내 진입했다.

이후 2015년 79위, 2016년 56위, 2017년 37위 등 매년 20단계씩 가까이 꾸준히 성장했다. 2019년에는 처음으로 20위권에 들어서며 26위를 기록했다. 2년 간 20위에서 30위를 잠깐 오가다가 지난해에는 20위까지 올라섰고, 올해 마침내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시공능력평가액은 ▲공사실적 ▲경영평가 ▲기술능력 ▲신인도 등 4가지 영역별 평가액을 더해 총점을 내는 형식으로 제일건설은 경영평가 항목이 우수한 편이다. 항상 공사실적 대비 두 배 수준의 평가액을 보였다. 올해 제일건설의 항목별 평가액을 살펴보면 공사실적평가액 8251억원, 경영평가액 1조3698억원, 기술능력평가액 2078억원, 신인도평가액 1110억원 등이다.

제일건설이 공사실적평가액보다 경영평가액의 규모가 더 큰 배경은 공격적으로 사업장을 늘리기보다는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건전성 관리에 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비슷한 시공능력평가 순위의 건설사들보다 자본총계 규모가 큰 편이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으로 제일건설의 자본총계는 1조978억원이다. 반면 순위가 한 단계 높은 태영건설은 8925억원, 한 단계 낮은 계룡건설산업은 7020억원으로 두 회사 모두 자본총계 규모가 제일건설보다 작았다.

제일건설은 도급순위가 꾸준히 오르면서 업종별 공사실적, 특히 조경부문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제일건설의 조경부문 기성액은 931억원으로 2위인 삼성물산의 543억원보다 약 400억원 가량 많았다. 제일건설이 최근 시공하는 아파트 단지 내 조경면적을 넓히고 관련 시설의 특화 설계를 하는 등 신경을 쏟은 것과 무관치 않은 결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일건설은 과거부터 주택사업으로 꾸준히 성장을 해온 건설사"라며 "이번 시공능력평가에서는 타 건설사들의 사업이 위축된 반면, 제일건설은 우량한 재무구조를 앞세워 순위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