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휠라홀딩스의 지속가능경영 목표 '임팩트 2025'의 실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회사가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반을 구축해온 데다 작년엔 폐기물 재활용과 관련한 가시적 성과를 달성한 까닭이다.

휠라홀딩스는 2020년 지속가능보고서를 처음 발간하면서 그룹 중장기 지속가능 목표인 '유어 휠라 임팩트 2025'를 공개했다. 사실 이 회사는 2019년까지만 해도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종합등급 평가에서 'C등급'을 받는 등 ESG와 관련해 소극적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패션 산업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ESG경영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요구가 커지자 이에 응하기 위해 변화를 꾀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휠라홀딩스는 2025년까지 제품 선순환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전체 중 지속가능 제품 비중 10% 이상 ▲자원순환 지향적 폐기물 저감 구조 확대에 집중한단 계획을 밝혔다. 나아가 ▲중장기 탄소저감 목표 설정 ▲공급망 투명성 제고 ▲휠라 5개년 전략 및 주주환원정책 실행 등을 이루겠단 목표를 수립했다. 휠라코리아·휠라 미국·휠라 스포트(홍콩)·몬테벨루나 법인·휠라 룩셈부르크 법인이 '임팩트 2025' 적용 대상이다.

올해 휠라홀딩스가 공개한 ESG보고서를 살펴보면 환경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했다. 버려지는 신발 샘플 9000족을 분쇄해 신발 중창(Midsole) 1만개로 탈바꿈 시켰기 때문이다. 해당 사례가 시장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패션 업계의 가장 주요한 ESG 과제로 '폐기물'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산업은 유행이 빠르게 변하는 탓에 샘플은 물론 팔리지 않은 재고 등 폐기물 발생률이 다른 업종 대비 매우 높은 편이다. 게다가 대부분 이를 소각 처리하고 있어 환경오염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휠라홀딩스를 비롯해 한섬, 코오롱FnC 등 다양한 패션 기업이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선순환 구조 수립에 몰두해 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편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처음으로 Scope3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시했다.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직접배출(Scope1) ▲전기, 스팀 등 에너지를 통한 간접배출(Scope2) ▲협력 업체를 포함한 물류, 제품 사용, 폐기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 배출(Scope3)로 구성된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현실 가능한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기존(Scope1, Scope2)과 달리  Scope3까지 공시하게 됐다"며 "지난해의 경우 5143tCO2e(이산화탄소 환산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전년 5826tCO2e 대비 11.7% 줄였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 회사가 빠르게 ESG 등급이 개선되고 있고, 패션업계의 ESG 과제인 선순환 구조 구축과 관련해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단 점을 들어 임팩트 2025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폐기물 수준을 조절하기 어렵단 점은 우려되는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패션 유행이 대내외 환경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재고 관리가 어렵단 이유에서다. 실제 휠라홀딩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법인의 높아진 재고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패션 기업 중 Scope3를 공시하고 있는 게 3곳도 안된다"며 "이런 점에서 휠라홀딩스의 ESG 경영 계획은 선도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산업의 빠른 유행에서 어떻게 재고를 관리하느냐가 ESG 성과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 회사가 9000족 재활용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기록하는 등 ESG 목표에 대한 이행률이 높단 점에서 2025년까지 제시한 목표 달성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제품 선순환을 위해 지속가능 제품 라인과 폐기물 저감 체계를 확대할 것"이라며 "가치사슬 전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