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스포츠 의류 브랜드 휠라가 브랜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트로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판매 부진도 심화되고 있지만, 그간 집중해 온 홀세일 판매로 인해 가격 정책마저 무너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저가 브랜드라는 인식이 팽배해진 까닭이다. 이에 휠라는 온라인 직판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만들겠단 계획이지만,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와 인기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판매 부진만 부추길 것이란 반응 일색이다.

휠라홀딩스의 2분기 IR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홀세일 비중을 낮추고 온라인 직판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2026년까지 국내는 홀세일 비중을 40%에서 20%로 줄이고, 10% 수준인 온라인은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요 해외사업지인 미국의 경우도 95%까지 치솟은 홀세일 비중을 80%까지 낮추고 온라인 채널비중을 5%에서 20%까지 늘려나갈 방침이다. 다만 미국의 경우 현재 쌓인 재고를 홀세일 채널 등에서 우선적으로 털어낸 뒤 판매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휠라홀딩스의 이 같은 전략은 브랜드 위상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휠라코리아의 경우 홀세일에 의존하다 보니 단기적 성과는 내는데 성공했으나 가격 정책 붕괴로 브랜드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 도매점마다 가격이 제각각인 데다 10대를 제외한 연령층의 관심을 끌지 못한 탓에 쌓인 재고 소진을 위한 할인폭도 컸다. 이로 인해 휠라는 저가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굳어졌고 '재고→할인→브랜드 위상 실추→판매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했다.

휠라USA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법인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물류 대란이 예상되자 그동안의 수요를 참고해 재고를 비축해뒀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울렛 등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휠라 브랜드를 '가성비·아울렛 운동화'로 인식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가치 추락을 부추겼다.

휠라홀딩스는 이에 브랜드 가치 재정립을 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선 휠라코리아는 올해 2월 홈페이지 리뉴얼 단행을 시작으로 온라인 확대에 나섰다. 휠라의 역사와 철학, 가치 등을 강조하며 소비자와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휠라USA 역시 신속한 재고 소진을 위해 아울렛 채널에 집중한 뒤 이후 온라인 판매 채널을 넓힐 계획이다. 이 법인 역시 자사몰을 확대할 예정이며 아마존 등 이커머스 유통망에는 입점하지 않을 방침이다. 자사몰을 통해 원하는 이미지를 재정립한 뒤 입점 채널을 넓혀도 늦지 않는단 이유에서다. 

다만 시장은 휠라홀딩스의 이 같은 전략에 물음표를 달고 있다. 온라인 직판에 집중하면 고정비 부담이 낮아지는 만큼 수익성은 개선되겠지만 판매량 자체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브랜드의 인지도와 인기가 견인되지 않은 채 온라인 직판 사업에 뛰어들면 판매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판매량이 줄면 장기적으로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높은 가성비로 10대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지속성장을 위해선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제품군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전개하는 채널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통일성 있게 선보여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며 "내년에는 글로벌 공통으로 전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인 만큼 위닝투게더 전략의 효과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