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사진)이 국민연금공단 등 주주들로부터 지적받아 온 '과다 보수'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재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강 부회장은 회사 실적이 곤두박질친 3년 전부터 실적 대비 급여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는데 올해는 모처럼 수익성이 정상화 될 가능성이 커진 까닭이다.

넥센타이어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6.19%)는 2020년부터 올해 개최된 정기주주총회까지 넥센타이어가 제시한 안건 가운데 이사보수한도에 대해 3년 연속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자체 의결권 행사지침상 회사 이사회가 제시한 안에 원칙적으론 찬성하지만 경영성과 대비 보수한도 수준이 큰 경우에 대해선 반대의사를 밝힐 수 있다.

이 같은 결정은 넥센타이어의 수익성 저하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회사는 매년 보수한도액은 60억원으로 유지했는데 국민연금은 2020년만 해도 넥센타이어가 정한 보수한도액에 찬성의사를 밝혔다. 전년도인 2019년에는 넥센타이어가 207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수익 측면에서 문제가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팬데믹으로 인해 물류 및 원재료비가 폭등하면서 회사 수익성이 급감했단 것이다.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은 2020년 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줄었고 지난해엔 542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기에 이르렀다.

3대 주주의 실력 행사에도 넥센타이어의 등기임원 보수한도안은 내리 3년째 원안대로 통과됐다. 1·2대 주주인 ㈜넥센(44.95%)과 강병중 회장(19.45%)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만 67.65%에 달한 터라 국민연금 및 소액주주 지분으론 이를 막지 못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이사회 의장이 오너인 강병중 회장이란 점 역시 한도액 안건을 강행 처리하는 게 한몫 한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사 보수한도액은 말 그대로 상향선만 제시한 것으로 실제 지급액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왕왕 반대하는 가운데서도 해당 안건이 통과된 덴 오너일가의 지분 뿐 아니라 일부 주주들 역시 이 같은 구조를 인식했기 때문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가 없고 이사회 의장이 오너인 기업들은 실적과 무관하게 실제 급여지출액을 늘릴 수 있다 보니 한도액을 적정선으로 유지할 필요성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계는 강호찬 부회장이 내년 정기주총에선 국민연금 등의 '딴지'를 피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꼽고 있다. 수년간 적자경영을 걱정하던 넥센타이어가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넥센타이어는 해상운임 및 원료비 절감 효과에 힘입어 올 1분기 1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아울러 회사는 지난 5월 진행한 IR행사를 통해 올해 목표 매출액은 2조85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6~8%를 제시하기도 했다. 목표대로라면 넥센타이어의 올해 영업이익은 준 성수기와 맞먹는 1710억원에서 2280억원까지 회복될 수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IR행사 이후 실적에 대한 회사의 추정치 변동은 없다"며 "현재로선 실제 목표한 매출 및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