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여기어때컴퍼니(여기어때)의 현금성자산이 대거 늘고 있다. 체질 개선에 성공해서다. 이에 시장에선 여기어때의 최대주주인 영국계 사모펀드(PEF) CVC캐피탈파트너스(CVC캐피탈)가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어때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수익)은 3059억원으로 전년 대비 49.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4.1%(155억원→301억원), 87.7%(123억원→232억원) 증가했다. 특히 수수료 수익이 1095억원으로 58.5%, 객실판매 수익은 1331억원으로 55.8%씩 성장하며 영업초기 숙박예약 중개 등 수수료 중심에서 탈피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CVC캐피탈은 여기어때 인수 이후 내실 경영을 이어왔다. 이 회사의 수익성이 온탕과 냉탕을 오갔기 때문에 지속 성장을 위해선 기초체력을 키울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영업이익은 인수 전인 2018년 마이너스(-) 92억원에서 ▲2019년 72억원 ▲2020년 115억원 ▲2021년 155억원 ▲2022년 232억원 순으로 늘었다.

이처럼 수익성이 제고되면서 여기어때의 곳간도 풍성해지고 있다. 이 회사의 작년 말 기준 현금(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일년 만에 109%(614억원→1284억원)나 급증했다. 이익잉여금 역시 47.3%(490억원→722억원) 늘었다. 여기어때가 앞서 2021년 자본잉여금 556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키며 결손금을 해소했던 걸 고려하면 완전히 다른 회사로 태어난 셈이다.

시장에선 이에 CVC캐피탈이 여기어때의 곳간을 넉넉히 채운 만큼 이른 시일 내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통매각보다는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여기어때가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몸값을 인정 받은 만큼 인수할 회사가 몇 곳 없을 것"이라며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을 매입 후 IPO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어 "CVC캐피탈이 여기어때 인수 후 지분율을 20%포인트 가량 늘린 것도 이를 방증한다"며 "자금시장 경색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형성돼 있어 통매각은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IB 관계자는 "CVC캐피탈이 기존 투자자들과 맺은 협약이 가장 중요하지만, 통상적으로 사모펀드가 5년 후 엑시트 하는 걸 고려하면 지금이 적기"라며 "최근 여기어때가 마케팅에 힘쓰는 등의 행보를 보면 몸값 높이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엑시트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추세다"라며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숙박 시장이 뛰어들어 내년 실적 변동이 큰 만큼, 올해 매각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여기어때 관계자는 "CVC캐피탈의 엑시트 등 어떤 것도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