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효정 기자] 올 3분기 전기요금이 또 오를까?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21일 윤곽을 드러낸다. 지난 달 전기요금이 인상된 후 약 한 달만이기 때문에 이번 전기요금은 인상되지 않고 동결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이후의 전기요금 동결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다. 2023년 전기요금 인상분이 1kwh(키로와트시) 당 51.6원으로 산정돼 있고, 올해 상반기 상승분을 합치면 21.1원이기 때문이다. 30.5원의 인상분이 남은 것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 전기요금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으로 인상됐다. 2022년 3월 이후 5차례 오른 전기요금은 1kwh 당 총 40.4원이다. 인상률은 39.6%이다. 약 1년전보다 40% 오른 전기요금은 시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 여름 폭염이 예정된 만큼 에어컨 냉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폭탄'에 대한 전국민적인 우려가 확산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전기를 적게 쓰는 만큼 요금을 깎아주는 '에너지 캐시백' 제도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전기 사용량을 줄일 경우 전기요금을 할인해준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이 제도가 전기료 인상 부담을 근본적으로 덜어주는 대안이 될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단순히 계산하자면 이 제도의 혜택을 받기 위해선 지난해보다 올해 에어컨을 덜 틀어야 한다. 폭염 속 전기요금폭탄이 두려워 냉방을 줄이고 더위를 참아가며 여름을 나야한다는 의미다. 

한전의 에너지 캐시백 제도는 전기사용 감량이 강제된다는 점에서 인상된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기 사용량을 무작정 줄이라는 식이 아니라 각 가정별 전기 사용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대안 중 하나로 최근 출시된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신제품으로의 교체를 적극 유인하는 방법이 있다. 현재 가전기업들은 효율 1등급을 넘어 전기사용량을 대폭 줄인 고효율 제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 상품군인 에어컨뿐만 아니라 소형 가전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당장의 전기료를 절감할 순 있지만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가전제품을 새로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이 따른다. 고효율 제품 구매시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원한다면 장기적으로 가정에서 사용될 전기사용량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한전은 일부 취약계층에 한해 이같은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취약계층이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비용의 10~20%를 지원하고 있지만 적은 예산이 배정된데다가 대부분의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현재의 정책에서 예산과 적용대상을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전기요금은 시간이 흐를수록 인상을 거듭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인위적으로 전기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대안이 필요하다.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를 장려하는 것이 전기요금인상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순 없지만 차선책은 될 수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 대신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뿐만 아니라 이 정책이 일부 계층에만 한정될 것이 아니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국민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