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유통 마케팅에 소셜 데이터(Social Data)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른바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Data Driven Marketing) 기법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에 앞서 다양한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미래시장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고 확실한 타깃 소비자층을 골라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명랑 롯데중앙연구소 상무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3년 딜사이트 유통포럼에서 '소비자와 브랜드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여 상무는 스마트폰 보급의 확산과 함께 무수히 많은 소셜 데이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관찰은 기업들이 미래시장을 정확히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시장과 소비자의 심리를 유추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어서다.

앞서 소셜 데이터가 주목 받기 이전의 마케팅 데이터는 소비자에게 질문하고 대답을 듣는 설문조사 방식과 기업들이 가진 구매이력 등 소위 '반쪽' 데이터에 그쳤다. 소비자 설문조사는 의견청취라는 한계가 명확했고, 기업이 가진 구매이력 역시 결과에만 한정된 내용이었다. 반면 소셜 데이터는 소비자의 행동 전반을 보여준다. 물론 온라인이라는 제한된 환경이지만 과거보다 면밀하고 광범위하게 소비자의 행동과 요구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 상무는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나 카드구매이력 등의 정량적 데이터들은 미래시장을 예측하는 가늠자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기업의 마케팅 플랜을 만들고 실행해 성공한 사례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 소주를 성공한 데이터 마케팅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실제 처음처럼 새로는 개발단계에서부터 MZ세대를 겨냥하고 그들이 선호하는 요구를 적극 반영했다. 이들이 낮은 도수의 술에 대한 요구가 큰 것을 감안해 소주 도수를 16도로 과감히 낮췄고, 아울러 건강을 중시하는 흐름을 파악해 설탕 대신 감미료를 사용한 무가당 소주로 출시했다. 제품 개발 이후에는 소주에 구미호 캐릭터를 접목해 젊은 세대의 뉴트로 감성도 자극했다.

여 상무는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의 경우 현재 월평균 1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내는 히트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상품개발 단계부터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MZ세대의 선호도와 구매력,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이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잘 수립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명랑 상무는 최근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1인 가구의 확산을 향후 주목해야 할 소비자 변화 중 하나로 지목했다. 그는 현재 국내 전체 가구 중 물리적인 1인 가구는 약 33% 비중에 그치지만 40~50대까지는 독립적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1인의 삶을 사는 사람의 비중은 약 70%에 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유통기업들도 1인 가구 소비자 요구에 맞춘 상품과 구매채널 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건강과 편의성의 가치가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 상무는 "최근 1인 가구 비중이 늘면서 건강과 편의성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실제 식품을 예로 데이터들을 분석해보면 맛과 건강 그리고 간편함까지 모두 고려한 건기식이나 가정간편식(HMR) 등의 제품들이 각광받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은 흡사 이삭줍기와 같다"며 "이삭들을 모아 수확의 기쁨을 누리듯 유통기업들이 데이터들을 잘 모으면 훌륭한 마케팅의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