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기업공개(IPO) 주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이미 상반기에만 9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는 성과를 냈다. 또 두산로보틱스 등 조단위 대어들의 예비심사를 잇달아 신청하며 하반기 주관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IPO 주관 실적 1위 증권사 지위도 재탈환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 성주완 상무가 IPO본부장으로 취임한 이후의 변화를 주목한다. IPO 실무 조직의 안정은 물론 주관 역량 제고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 상반기 최다 IPO 딜 주관 부각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총 9개의 IPO 딜을 주관했다. 이 중 일반기업은 6곳, 스팩(SPAC)은 3곳이다. 한국투자증권(7곳), 삼성증권(5곳)을 제치고 현재 건수 기준 최고 IPO 실적을 기록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양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냈다. 일단 일반기업 6곳의 수요예측을 모두 흥행으로 이끌었다. 최소 85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케 한 것이다. 

스팩 IPO의 경우 '안정적'으로 딜을 완수시켜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올해 들어 스팩 공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에 IPO에 나섰다가 딜이 무산되는 사태도 시장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성사시킨 스팩 IPO 중에는 공모규모만 700억원에 달하는 중형 딜도 있었다.

◆ 빅딜 IPO 채비 '속속'…주관 실적 1위 왕좌 탈환 '기대'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조단위 시가총액을 목표로하는 빅딜의 주관도 잇달아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이어, 6월초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신청한 것이다.

또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9일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예비심사까지 신청을 완료했다. 이에 올해 하반기 최소 3건의 IPO 빅딜을 주관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주관 실적(공모액 기준) 1위 증권사 지위를 재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1년 1위를 달성한 후 지난해 KB증권에게 왕좌를 내줬지만, 1년만에 다시 최고 주관사 지위를 회복하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시프트업, LG CNS 등이 올해 하반기 IPO를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미지수다"며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큰 변수가 없는 한 주관 실적 1위 증권사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성주완 본부장 취임 후 성과 '눈길'…IPO 명가 입지 '공고'

미래에셋증권은 2020년 성주완 IPO본부 본부장 취임 이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2018년 3팀 체제를 구축한 후 이를 안착시켰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는다. 

각 팀들이 고르게 주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해 미래에셋증권의 IPO 팀들은 각기 3개씩 딜을 주관하는 성과를 냈다. 성 본부장 취임 전에는 IPO1팀이 사실상 미래에셋증권의 딜 절반가량을 도맡았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특히 시장에서는 본부장 임기 중 단행된 조직 개편 효과가 주목받는다. 지난 2021년 IPO솔루션팀을 신설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의 딜 주관 경쟁력이 제고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IPO솔루션팀은 신디케이션 업무와 비상장법인에 대한 지분 투자를 하는 곳"이라며 "기관 투자자들과 상시적이고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팀이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의 공모주 세일즈(모객)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